獨 루프트한자 26년만에 다시 국유화
독일 정부 90억유로 공적자금 지원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26년 만에 국유화된다. 독일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지분 일부를 정부에 넘기기로 합의한 것이다. 당초 루프트한자는 조건 없는 구제금융을 요청해 '공짜는 없다'라는 입장의 독일 정부와의 협상에서 난항을 예고했으나 결국 정부안을 수용했다.
독일 경제부는 25일(현지시간) 루프트한자에 약 90억유로(약 12조179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각국이 내놓은 항공사 구제금융 규모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국책은행인 독일재건은행(KfW)이 30억유로(약 4조596억원), 연방경제안정화기금(WSF)이 57억유로를 지원한다. WSF는 별도로 루프트한자 지분 20%를 3억유로(약 405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94년 루프트한자가 민영화된 후 26년 만에 다시 독일 정부가 소유하게 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정부 지원은 제한적인 기간에 이뤄질 것"이라며 "루프트한자 경영이 정상화되면 2023년까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금융당국과 루프트한자 이사회, 유럽연합(EU)의 승인을 거쳐 국유화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 회사의 감독위원회에 인사를 파견한다. 다만 경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코로나19 위기를 이용해 외국 업체가 헐값에 루프트한자를 인수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사측에서 우려하는 경영 개입은 없을 것이며 국가 기간산업이자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루프트한자는 정부에 조건 없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며 국영화를 완강히 반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자 정부안을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 올 1분기 루프트한자의 매출액은 64억유로(약 8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2억유로(약 -1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현재 루프트한자 항공기 300여대 중 95%가 운항중지 상태임을 감안할 때 2분기 실적은 더욱 암울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 "65년 역사상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현재 시간당 100만유로(약 13억2000만원)씩 잃고 있는 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제금융안 외에도 루프트한자는 향후 몇 년 내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고 경영정상화를 위해 1만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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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코로나19발 위기로 국유화를 진행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적기인 알리탈리아에 5억유로(약 6700억원)를 지원하면서 완전 국유화에 나섰으며 포르투갈 정부 역시 TAP포르투갈의 국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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