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건비하고 각종 규제, 세금 등을 생각하면 외국에 있는 공장을 한국으로 다시 가져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최근 만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은 리쇼어링에 대한 가능성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리쇼어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LG전자가 구미 TV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기업의 오프쇼어링 우려가 다시 커졌다. 오프쇼어링은 기업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생산, 용역, 일자리 등을 해외로 내보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리쇼어링은 그 반대다.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나라에 매우 부정적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며 세금이 줄고,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다. 대기업이 옮기면 관련 부품업체가 도산할수도 있다. 각국 정부가 앞다퉈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때 한국의 리쇼어링 성적은 초라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미국으로 돌아온 리쇼어링 기업은 연평균 482개였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10개에 불과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와 각종 감세정책, 규제 철폐 등 기업 친화적 정책과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자국 기업 보호 등을 펼치며 기업의 유턴을 유도했다. 애플, 보잉, GM 등 대기업이 정부 정책에 호응하며 큰 성과가 났다.
2017년 기준으로 미국 리쇼어링 기업이 새롭게 창출한 일자리는 미국 내 제조업 신규 고용의 약 55%에 달하는 8만1886개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2013년에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까지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리쇼어링을 추진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지금까지 돌아온 대기업은 현대모비스 정도다.
전경련이 왜 기업들이 리쇼어링을 주저하나 조사했더니 가장 큰 이유는 고임금이었다.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했을때 한국의 임금수준은 3~4배가 넘는다. 인건비 차이가 너무 크다. 현 정부에서 최저임금까지 한번에 너무 많이 올리면서 더 힘들어졌다.
이렇다 할 세금 혜택도 없다. 기업들은 지리적 이점이 있는 수도권으로 돌아오고 싶어하지만, 정작 이 곳으로 오려면 세금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혜택 받으려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 경우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 경직된 노사관계도 부담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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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기업의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제 2, 제3의 LG전자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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