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미사일 개발 지속·金 마이바흐 부산 통해 수입
유엔 전문가 보고서, 미사일과 핵활동 여전 지적
정유 석탄 등 수출입 제재 위반 무력화 시도
스위스산 로봇도 수입
김정은 마이바흐 S600, 부산 등 거쳐 수입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유엔은 북한이 지난해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해 핵 관련 시설의 건설과 유지 활동,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해 직접 항구에서 물품을 주고받는 '직접 운송'(direct delivery)을 하고 사치품을 들여오는 등 경제제재 무력화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논란이 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하는 최고급 승용차가 수입된 경로도 확인됐다.
17일(현지시간)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에 대해 NK뉴스 등 외신들은 대북제재위가 북한 영변의 경수로 건설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 유엔 회원국을 인용, 평산의 우라늄 공장도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는 2018년 말 이후 어떤 가동 징후도 포착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의 증기 플랜트에서의 활동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차세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유도기술을 결합한 여러 종류의 새로운 고체연료 단거리 미사일들을 생산, 발사하는 '자주적인'(autonomous)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는 신포조선소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잠진 태성기계공장, 고체연료 추진체 생산시설인 흥남 제17 공장, 평안남도 평성의 '3월16일 공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진전이 관찰됐으며, 북한의 여러 탄도미사일 기지에서의 지속적인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는 유엔 회원국들의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대북제재위는 북한 신포반도 일대에는 신형 잠수함 훈련장일 가능성이 있는 건설공사가 2017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12월 거의 마무리 됐으며, 미래 잠수함 지하 대피소 건설이 진행 중이지만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7일과 13일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이거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기존의 엔진을 점검한 시험일 수 있다고 평하했다. 제재위는 이는 어느 쪽이든 북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새로운 국면을 알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제 제재에 구멍 숭숭=경제 제재에 뚫인 구멍은 더욱 커졌다. 연간 50만 배럴의 정유 제품 수입 한도는 무시됐고 석탄수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사치품 밀수, 무기 수출 역시 제재를 무시하며 진행됐다.
대북제재위에 따르면 북한의 석탄 수출은 지난해 1~8월 최소 370만t, 3억70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지난해 11~12월 남포항 및 송림항에서 석탄 수출이 이뤄지는 장면도 위성사진에 지속해서 잡혔다.
강바닥 모래 수출도 이뤄졌다. 모래는 2017년 12월 채택된 대북결의안 2397호에 따라 수출 금지품목이다. 북한의 정유 제품 수입도 연간 50만 배럴인 한도의 3~8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불법 수출입에서는 기존의 해상 환적뿐만 아니라 '직접 운송'(direct delivery)이 등장했다. 정유 제품을 선적한 외국 선박은 반복적으로 남포항 수입터미널까지 들어왔다.
◆스위스제 로봇으로 공장가동, 김정은 승용차는 부산 거쳐 반입=산업용 로봇이 북한에 수입된 것도 포착됐다. 보고서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찰한 공장에서 스위스계 다국적기업 'ABB'가 생산한 로봇을 지켜보는 사진이 포함됐다. 이들 로봇이 북한에 유입된 경로에 대해서도 대북제재위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ABB 측은 북한으로 유입된 경위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통상 중고로봇을 거래하는 상당한 2차 시장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수출이 금지된 사치품 역시 주목 대상이었다. 보고서는 북한내에서 양주, 고급 화장품과 시계 등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용한 렉서스 SUV 차량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마이바흐 S600 2대는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대북제재위는 추정했다. 이 차량은 부산항을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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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사이버 공격도 우려의 대상이다. 대북제재위는 "북한은 가상화폐를 지속해서 채굴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정찰총국(RGB)과 군수공업부(MID) 같은 제재대상 기관들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명목화폐 및 가상화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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