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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보릿고개에 우는 자영업자들…"학생들 빨리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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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에 무너진 자영업
각종 모임·행사 사라진 대학가 상권
매출 90% 감소에 폐업까지
학교 앞 카페들은 개학만 애타게 바라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 개학 연기 및 대학 개강이 연기된 가운데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 개학 연기 및 대학 개강이 연기된 가운데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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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정부가 초중고등학교 개학 이전인 4월 5일까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이번주를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고객이 정해져 있는 대학가 등 특수 상권은 기약 없는 휴업 안내문을 내걸거나 간판만 남기고 텅빈 매장들도 많다. 서민 경제의 버팀목 자영업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2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인근의 자영업자들을 찾았다. '중국에서 돌아온 유학생들이 많다'는 소문에 대학가 인근에서는 길을 오가는 이들을 좀처럼 찾아 보기 어려웠다. 평소라면 학생들로 북적여야 할 거리이지만 인근 대학들이 개강을 1주일 연기한데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며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강모(37)씨는 큰 한숨을 내쉬며 "대학에서 4월1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연장 실시하기로 했다는데 그 때까지 도저히 버틸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5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 입구에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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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상권의 경우 방학 기간 급감한 매출을 3월과 4월 '개강 특수'를 통해 채워야 하지만 모두 실종된 상태다. 주점의 경우 개강 초 이뤄지는 각종 모임과 행사가 사라지며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일부 주점들은 야간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점심 장사를 시작했다. 한 호프집 종업원은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지난달부터 점심 장사를 시작했는데 학생들이 없으니 여전히 매출은 똑같은 상황"이라며 "연일 나와 일은 하고 있지만 이달 월급을 받아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일반 음식점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곳곳에서는 '코로나19로 당분간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인 가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걸어놓은지 얼마 안돼보이는 간판 아래에 '임대합니다'라는 종이만 붙어 있는 상점들도 부기지수다. 분명 두어달전만 해도 멀쩡하게 영업을 했던 곳이지만, 방학에 코로나19 영향이 겹치며 매출이 90% 급감하며 결국 버티지 못한 곳들이다.


텅빈 홀에서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옆가게 상인은 "임대료를 그냥 버리더라도 문을 닫아 줄어든 직원 인건비로 일단 버티려는 곳도 있고 개점한지 얼마 안됐는데 아예 폐업을 한 곳도 많다"며 "우리 가게의 경우 임대료 비중이 다소 높아 혼자라도 나와서 일을 하고 있지만 2개월째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식 배달 서비스는 증가했다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곳들이 많았다. 국수집을 운영하는 하모(38)씨는 최근 배달 서비스 도입을 고민하다 끝내 포기했다. 하씨는 "대행업체 수수료에, 각종 용기들을 새로 장만하는 것 등을 계산해보니 추가 부담이 너무 커 일단 미뤘다"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4월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배달을 할 생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매대 모습. 인근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며 매출이 급감해 발주량을 50% 이상 줄였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매대 모습. 인근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며 매출이 급감해 발주량을 50% 이상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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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주변 등 이른바 '학세권'으로 불리는 지역의 상권도 개학이 4월 6일로 미뤄지며 극심하게 침체됐다. 그 중에서도 소규모 카페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학부모 수요가 끊어지며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전모(43)씨는 "아침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등교시킨 뒤 카페로 모이는데, 그 매출이 컸다"라며 "개학 이후에도 당분간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저 막막해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앞서 지역별로 등교 개학이나 온라인 개학으로 달리해서 학교 문을 열 가능성이 있음을 밝힌바 있다.


학교 앞 카페는 영세 자영업자들 뿐 아니라 국내 업계 1위인 스타벅스도 휘청이게 만들었다. 건물 1~3층을 사용하는 한 스타벅스 매장의 경우 3층은 아예 불을 꺼놓기도 했다. 개강 또는 개학이 미뤄진 학교 앞 일부 매장들의 경우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들며 발주량을 50% 이상 줄인 곳도 발생했다. 이에 일부 매장의 매대는 진열된 상품 없이 텅텅 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상황을 보며 고객들이 늘어날 경우 발주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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