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별거 요구할 때 폭력 정도 '심각'…가정폭력 한 달 사례 분석해보니
경찰, 3195건 전수 분석
가해자 전과 있고, 별거 중이면 폭력 강해져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배우자가 이혼·별거를 요구하거나 외도가 의심될 때 더욱 심각한 수준의 가정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가정폭력 수사 분석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경찰이 지난해 7월 송치한 가정폭력 사건 3195건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를 보면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부부가 동거 중일 때보다 별거 중일 때 상대적으로 심각했다. 피해자가 단순 협박·재물손괴를 넘어 상해 이상 피해를 입은 비율은 동거 중일 경우 20%(2459건 중 626건)였으나, 별거 중일 시 25%(80건 중 27건)로 상승했다.
가해자의 폭력 전과가 많을수록 피해를 입히는 정도도 높았다. 흉기를 사용한 상해·폭행·협박이나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의 구타·목조름이 벌어지는 '심각' 단계 가정폭력의 비율은 초범의 경우 10% 수준이지만 전과 4범 이상의 경우 13%로 늘어난다.
눈여겨볼 부분은 가정폭력의 원인이다. 이혼·별거를 요구하거나 외도가 의심된다는 이유에서 자행된 가정폭력이 904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이 가운데 137건은 '심각' 단계의 피해를 불렀다. 이는 이 기간 발생한 전체 심각단계 가정폭력의 42%에 해당한다. 미국의 '국립 가정폭력 핫라인(NDVH)' 등은 "중한 가정폭력은 지배 욕구를 가진 자로부터 피해자가 벗어나려고 하면서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는데, 우리나라의 가정폭력 사례도 이와 일치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분석 결과를 활용해 가정폭력 발생 원인이 '이혼·별거 요구, 외도 의심'인 경우 폭력 정도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사법처리 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임시조치를 하는 등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녀 양육,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인 만큼 '표면적 당사자 진술'에 치우치지 않고 가해자 위험요인, 피해자 취약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정보호사건 의견 송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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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여성단체와 협의해 가정폭력 가해자의 재범 의지를 강력히 차단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 위반 시 처벌수준 상향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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