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 확진자 정보 이용해 가짜뉴스 만들어
정부 엄벌 방침에도 괴담 등 유포
확진자 공개 방침 두고 갑론을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2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2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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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중국 우한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며 당시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머문 사실이 있고, 발열 등 증상이 있다면 콜센터(1339, 120 콜센터)나 관할 보건소에 신속히 신고해달라며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확진자 정보를 이용해 가짜뉴스나 괴담을 퍼뜨리는 부작용도 있다는 데 있다. 가짜뉴스를 엄단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미확인 정보들이 번지면서 시민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렇다 보니 확진자 동선 정보 공개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확진자 정보 공개가 오히려 사회 혼란을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종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확진자 정보를 적극으로 공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 "감염 사실 숨기고 출근했다" 보육교사 마녀사냥


지난달 31일 3번 확진자(54·남)로부터 2차 감염된 6번 확진자(55·남)의 딸 A 씨가 충남 태안군의 한 어린이집 보육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시민들은 맘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A 씨의 신상 정보를 유포하고 "어린이집 교사인데 책임감이 없다", "면역력 약한 아이들이 감염되면 다 A 씨 책임" 등 비난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들은 "일반인 신상 유포를 그만두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 씨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고, '일부러 감염 사실을 숨기고 출근했다'는 일각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음날(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와 충남도에 따르면 A 씨는 바이러스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6번 확진자의 딸도 엄연한 피해자"라면서 "왜 3번 확진자는 신상이 털리지 않는데, 어린이집 교사라는 이유로 신상이 털려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3번 확진자는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해 증상 발현 시간에 혼동을 줬다. 이거야말로 사회적으로 비판받아 마땅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3번째 확진자의 신상 공개 및 벌금 처벌 촉구하는 청원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청원인은 "대만에서는 폐렴을 신고하지 않은 확진자에게 벌금 1000만 원을 물게 했다"면서 "3번째 확진자는 우한에서 입국했고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 약국에서 약을 사 먹고 심지어 강남구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확진자 때문에 6번째 확진자가 생겼고, 6번째 확진자의 딸은 신상까지 털렸다"면서 "민폐를 끼친 3번째 확진자는 신상 공개는 물론 벌금도 물어야 한다. 신상 공개를 못하면 벌금이라도 꼭 물게 해달라"고 신상 공개 및 처벌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전 동의 100명 이상 요건을 충족해 관리자 검토 중에 있다.


3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 진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 진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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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이름, 나이, 주소 등 '확진자 가짜뉴스' 나돌아


또 같은 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확진자 유출'이라는 제목의 서류 사진이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관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서류에는 확진자 이름 일부와 나이, 주소, 확진자 간 관계, 확진 경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확진자 신상 공개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생 B(22) 씨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와 생활반경이 겹쳐 감염 우려도 되고 불안하긴 하다"면서도 "확진자 신상 공개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B 씨는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경우 앞으로 감염 의심 환자들의 자진 신고를 위축할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국민들이 불안한 것은 이해하지만 (신상 공개가)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직장인 C(25) 씨는 "3번 확진자는 스스로 증상이 나타난 것을 알았음에도 서울·경기 지역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거짓말을 해 접촉자 분류에 혼란을 줬다"면서 "이건 의도적으로 타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 것이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장인 D(28) 씨는 "확진자의 신상과 구체적인 이동 경로를 공개하면 접촉자들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접촉자에게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진 신고하기도 편할 것"이라며 "또 가짜 뉴스나 불법 신상 유포 등의 피해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등굣길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등굣길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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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가짜뉴스 방지 차원에서 확진자 정보를 신속히 공개할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일일 정례브리핑'에서 '확진자 발표가 늦어져서 SNS에 루머가 떠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정보 공개 지연으로 SNS를 통한 루머가 생기지 않게 신속하게 정리해서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오전 9시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3명 증가해 15명이 됐다고 밝혔다. 13번째 환자(28·남)는 지난달 31일 임시항공편으로 1차 귀국한 입국 교민 368명 중 1명으로, 당시 전수 진단검사 과정에서 확인돼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됐다.


중국인인 14번째 환자(40·여)는 12번째 환자의 부인으로 확인됐으며, 15번째 환자(43·남)는 지난달 20일 우한시에서 입국한 4번째 환자(55·남)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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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부는 4일부터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체류한 이력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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