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빅 피쉬' 원작 소설과 다른 키워드는 '수선화'와 '기자'
존 어거스트 작가 내한…"수선화, 노란색 좋아하는 산드라 생각하다 떠올려"
"윌을 문자적 사실 좇는 기자로 설정…감정적 진실 말하는 에드워드와 대조"
14살 딸과 25일 관람 예정 "2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아버지 관점에서 보게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뮤지컬 '빅 피쉬'가 극화되면서 동명의 원작 소설과 달라진 두 가지 큰 변화의 키워드는 '수선화'와 '기자'였다.
뮤지컬 '빅 피쉬'의 대본을 쓴 존 어거스트 극작가가 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어거스트는 영화 '빅 피쉬'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각본을 쓴 작가다. 실사 영화 '알라딘'의 대본도 썼다.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2007년 영화 '더 나인스'에서는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도 했다.
뮤지컬 '빅 피쉬'는 평생동안 아들에게 꿈과 상상력을 심어주려 노력한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과 크면서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 하고 자신이 믿는 진실을 좇아 기자가 된 '윌 블룸'의 이야기다.
어거스트는 20년 전 소설 '빅 피쉬'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원작 소설을 20년 전에 읽었다. 당시 아들 윌의 관점에서 소설을 읽었다. 나도 (윌처럼)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잘 이해하지는 못 했다. 영화와 뮤지컬로 풀어내고 싶었다. 뮤지컬 넘버 가사 중 '서로를 참 잘 아는 낯선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버지와 나의 관계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그것에 착안해 작품을 썼다. 굉장히 미국적인 민화와 설화가 등장하고 그 큰 이야기 속에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어거스트는 아버지가 작품 속 에드워드처럼 시한부 삶을 살다가 돌아가셨다며 그래서 소설이 더 와닿았다고 했다. "소설을 읽기 4년 전에 아버지가 시한부 삶을 살다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아들로서 많은 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소설 속의 특수한 상황에 공감이 됐다."
어거스트는 소설을 극화하기로 결정한 뒤 기발한 상상력을 표현하는 영화감독 팀 버튼을 찾아갔다. 그렇게 팀 버튼이 연출을 맡고, 어거스트가 각본을 쓴 영화 '빅 피쉬'가 2003년 탄생했다. 팀 버튼, 어거스트 콤비는 호흡이 잘 맞았고 팀 버튼이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만들 때에도 어거스트가 각본을 썼다.
뮤지컬에서 원작 소설과 달리 아들 윌의 직업을 기자로 설정한 것은 어거스트의 생각이었다. 영화 '빅 피쉬'에서도 윌은 기자로 등장한다. "영화사에서 윌이 너무 냉정하고 차가운 캐릭터여서 비호감이라고 했다. 윌은 나를 대입한 캐릭터여서 섭섭했다. 영화사에서는 불만을 나타냈지만 캐릭터를 계속 고수했다."
어거스트가 윌의 직업을 기자로 고수한 이유가 있었다. "소설에서는 작품의 해설자 역할을 하는 윌의 직업이 특정되지 않았다. 신문 기자로 특정하고 싶었던 이유는 기자는 팩트를 쫓는 사람이며 사실과 팩트에 착안해 모든 것을 생각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윌이 아버지 에드워드와 대조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진실이라는 것은 문자적인 사실과 감정적 진실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에드워드는 감정적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고 아들 윌은 문자적인 사실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대조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귀결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와 뮤지컬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는 수선화도 어거스트가 원작 소설과 다르게 창조한 설정이다. 그는 "허풍쟁이 에드워드가 아내 산드라에게 어떻게 프로포즈를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산드라이기에 수천 송이의 수선화를 좋아하겠다고 상상했다. 그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졌고 작품의 지배적인 이미지가 됐다"고 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이 앨라배마라는 설정은 원작 소설과 동일하다. 어거스트는 앨라배마에 대해 "미국 남부의 작은 시골이지만 매우 특별한 곳이다. 굉장히 많은 미국 전통 문화가 생겨나고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 곳이다. 영화 '빅 피쉬'를 촬영할 때 앨라배마 특유의 느낌을 담고 싶어서 세트 대신 앨라배마 현지에서 촬영했다. 다만 수선화와 앨라배마는 상관이 없다"고 했다.
어거스트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빅 피쉬'를 관람할 예정이다. 그는 "따지고 보면 크리스마스와 상관없는 작품인데 크리스마스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작품인 것 같다"고 했다.
가족 중에는 열네 살 딸도 함께 한다. 어거스트는 "20년 전 소설을 읽었을 때는 아들 윌의 관점에서 봤다면 이후 20년 시간이 흐르면서 결혼도 하고 딸도 생겼기 때문에 지금은 아버지의 관점에서 작품을 보게 된다. 나의 아버지는 항상 강한 모습만 보여주고 결과로서 항상 보여주려 하고 과정을 보여주지 않는 분이었다. 지금 세대의 아버지는 성공하는 것은 물론 실패하는 것도 숨기지 않고 그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열네 살 딸은 빅 피쉬 전 세계 프로덕션 작품을 다 봤는데 성공한 작품도 있고 실패한 작품도 있다. 내 딸에게 아버지로서 약하고, 강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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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젊은 관객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 기대와 희망을, 나이가 있는 중장년 관객들은 자신의 과거 젊었을 때를 회상할 만한 추억의 작품이 됐으면 한다. 또 아이를 기다리는 젊은 부모들은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라는 관점에서 봤으면 좋겠다. 또 극에서 에드워드의 아내인 산드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이해하지 못 했던 소원했던 아버지와 아들을 연결해주는 유일한 캐릭터가 어머니이자 아내인 산드라라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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