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와 2년 800만 달러 입단 계약…등번호 33번
"박찬호·류현진 선배 보며 꿈 키워, 팀에 필요한 선수 될 것"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출신 왼손 투수 김광현(31)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달러(약 93억4000만원)에 계약하면서 미국프로야구 입성을 알렸다. 그는 이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구단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등번호 33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환한 표정으로 'HELLO STL'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인사를 건넸다.
김광현은 "무척 기대가 되고, 떨린다"며 "2020년이 정말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선발투수를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팀에서 필요한 위치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팀에서 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계약조항에는 성적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으로 김광현은 류현진(2013년), 강정호(2015년), 박병호(2016년)에 이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4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그는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박찬호 선배나 류현진 선배를 보면서 항상 꿈을 키웠다"며 "나도 빅리그 마운드에 같이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렇게 도전할 수 있게 돼 뜻이 깊고,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포부도 밝혔다.
김광현은 2014년 말 포스팅을 통해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입단 협상을 했으나, 샌디에이고가 1년 100만달러를 제시해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5년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세인트루이스와 입단 합의했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뉴욕 양키스(2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명문 구단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월드시리즈 우승 이력을 가장 많다. 김광현에 앞서 오승환이 2016년과 2017년 이 팀에서 뛰었다.
김광현은 "승환이 형이 이 팀이 가장 좋은 팀이었다고 이야기했다"며 "세인트루이스만의 규정 등을 다시 물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속팀의 허락이 없었으면 여기에 올 수 없었다"며 "SK 와이번스에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는 'SK, THANK YOU'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펼쳐 보였다.
김광현은 2007년 SK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298경기에 출전해 137승 77패 평균자책점 3.27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야구 국가대표로 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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