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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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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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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의 지도자가 젊다는 것은 그 사회가 여느 사회보다 좀 더 역동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1년 12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20대 후반의 나이에 북한의 지도자가 됐다. 그리고 지금 30대 중반이다.


1970년대 초반부터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일 위원장과 비교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후계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매우 짧았다. 하지만 그는 집권 이후 매우 체계적인 경로를 통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짧은 시일 내에 확립했다. 먼저 조선노동당을 통치의 중심에 뒀다. 사회주의 국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당-국가 체제다. 당이 중심이 돼 통치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국방위원회, 즉 군을 중심으로 통치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비정상적 방식인 국방위원회를 통한 국가 운영 방식을 당을 중심으로 한 운영 체제로 정비함으로써 당을 통한 정통성을 확보하고 모든 권력을 손에 쥐었다. 그렇게 하는 데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1980년 이후 개최하지 못했던 당대회를 2016년 36년 만에 개최하고, 국무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북한의 1인자임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 혹은 비정상적 국가로 인식되던 모습에서 벗어나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이 정상적인 사회주의국가의 모습으로 변모하려는 젊은 지도자의 전략적 움직임이자 생존의 방법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외부의 압박에도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핵실험과 미사일 고도화를 선택했다. 김정일 시대보다도 핵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핵실험을 단행했고, 고도화된 미사일의 실험도 감행했다. 이는 젊은 지도자의 권력 공고화와 정통성 확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계승해 군사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통해 사회주의국가의 위대함을 보여줌으로써 북한 인민들에게 젊은 지도자의 역량을 보여주고자 했고, 이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의 모든 계획은 2020년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4월20일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 핵을 완성했으니 이제 경제 발전에 매진하겠다고 천명했다. 2011년 발표한 경제개발 10개년 계획과 2016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도 모두 2020년에 마무리된다. 당을 통해 권력을 공고화하고 핵 무력을 통해 안정적 체제 운영을 이뤄냈다면, 이제 젊은 지도자는 경제적 성과를 인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유엔(UN)의 대북 제재다. 이 때문에 최근 북한은 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닌 관광을 통한 경제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산-금강산관광특구에 중국 자본을 들여오기 위해 투자 유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우리에게도 금강산 관광 독자 개발 입장을 천명하며 압박하고 있다. 지난 7일 관광 사업 육성을 위해 강하게 추진해온 양덕온천관광지구 준공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지금 우리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타임 스케줄상에 있다. 지난 10월5일 스톡홀름 북ㆍ미 실무협상 이후 대화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달 7일에 이어 지난 13일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진행,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일방적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이에 11일 2년 만에 UN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비핵화 대화의 최종 목표에 대해 합의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조속한 시일 내 양국이 마주 앉아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열악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고 경제적 성과를 인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UN 제재를 푸는 것이 우선적이다.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권숙도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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