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2.0%, 0.4%.' 올해 한국 1~3분기 성장률이다. 그리고 이제 단 한 달이 남아있는 2019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의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2.0%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최악의 경제 성적표다.
작년 말 이때 2019년을 예상하며 전망했던 수치가 2.8%임을 감안해 보면 30% 정도 깎인 점수표가 나왔다. 한국 경제에 여러 가지 대외충격과 소비 부진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내년도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될까?
현재 전망되는 2020년 한국 경제 성장률 수치는 2.3% 정도다. 올해처럼 희망 예상 수치를 30% 디스카운트하면 1.6%라는 다소 충격적 수치가 도출된다. 중ㆍ미,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가정에서 한국 경제는 내년부터 1%대 성장률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야흐로 한국 경제에 '개와 늑대의 시간'이 찾아왔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개념은 본래 프랑스어 관용구에서 나온 표현이다. 영화와 드라마에 (약자 '개늑시') 사용되면서 유명해졌다. 해가 뜨고 질 때 하루 두 번 저 언덕 너머에서 내게 달려오는 네 발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헷갈리는 시간을 뜻한다. 내게 달려오는 것이 반가워서 달려오는 개(경제 회복)인지, 아니면 우리를 해치려고 달려오는 늑대(불황)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은 4월 국내 총선과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국내외 모두 정치 이슈가 지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된 의견이다. 그러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계부채, 홍콩 시위 등의 불안정 요인으로 촉발된 경제위기라는 늑대가 출현할 것이라는 위기설도 함께 나온다.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개인과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990년 이후 25년 지속된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 매년 10% 이상 매출이 신장된 지속성장 기업들을 연구한 바 소위 이들 '불사조 기업'들은 아래 두 가지 기본기에 올인하는 기업들이었다.
첫째, 고객친화적 '영업력'이다. 조미료 제조업체 다이쇼는 고객들의 주문을 본사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상품의 기획, 주문, 진열제안, 계절별 매장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현장에서 발품을 팔아 신규 매출을 일으켰다. 고객 수가 늘지 않는 장기 불경기에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정석이라고 생각된다.
둘째, 맷집이 중요하다. 이들 불사조 기업들은 해당 산업에서 '직원 결속력'이 가장 강한 기업들이다. 슈퍼마켓 야오코는 경상이익률이 4% 이상 되면 시간제 종업원에게도 보너스를 지급하는 정책으로 해당 산업 직원 만족도 1위 기업이 되었다. 의류 체인업체 시마무라는 비정규직 주부사원들의 편의를 위해 매장 영업시간을 오전 10시~오후 7시로 정하고 정규직과 유사한 보너스와 퇴직금 제도를 운영해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 냈다.
정리해보면 불사조 기업은 우연이 아니다. 기본에 강했다. 현장 영업이 공격력이라면 직원결속력은 수비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의 불사조 기업들 사례에서 장기불황에서도 '공격'과 '수비'에 충실하다면 지속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이제 우리 경제에 개와 늑대의 시간이 왔다. 영업력과 멘털로 버티는 개인과 기업만이 생존이라는 보너스를 받고 새로운 성장 시간대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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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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