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공격 경영'…현대백화점免, 강북 딛고 '빅 4' 되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의 '닥공(닥치고 공격)' 본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정 회장이 그룹 미래의 한 축으로 여기고 있는 면세 사업에서 강북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것.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사업을 키우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 등 면세점 '빅3'마저 손사래칠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과감한 베팅이라 그의 공격적 경영스타일이 가져올 판도변화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9일 관세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는 전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규 특허 여부를 심의,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신규특허를 내줬다. 특히 면세점 관리 역량과 운영인의 경영 능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1000점 만점에 892.08점의 준수한 점수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
이번 특허 획득으로 인해 강남권에만 매장을 보유하고 있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북권으로의 진출이 가능해졌다. 앞서 면세시장 철수를 선언한 두타면세점의 동대문 매장을 넘겨받게 된다. 양측은 지난 12일 두타면세점 매장을 현대백화점 면세점에 임대하고, 직원의 고용안정과 재고자산ㆍ유형자산을 양수ㆍ양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남권에만 매장을 두고 있어 강북권 위주의 면세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명동을 중심으로 한 롯데, 신라, 신세계가 '빅3'로 묶이는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백화점을 기반으로 한 명품 구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강남에만 치우친 불리한 입지조건 때문에 빅3와는 차이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강북권에 처음 진출하면서 이같은 평가를 불식시키고 '빅 4'로 묶이게 될지 주목된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갖추지 못한 두타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6817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도 3535억원으로 현상 유지 수준에 그쳤다. 두타면세점 대비 명품 브랜드 바잉파워가 강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점하면 매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면세점 시장이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명동과 거리가 있는 동대문이 자칫 외면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강남과 강북의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면세점사업을 안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 1분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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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의 공격적 면모는 강북권 진출에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면세업계 내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빠르면 내달부터 시작될 인천공항 제1터미널(T1)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기업 대상으로 나온 5개 구역의 연매출만 1조원이 넘어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시내면세점에 이어 공격적 베팅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면세업계 빅이슈는 시내면세점이 아닌 인천공항 입찰"이라며 "사실상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2파전이 예상됐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얼마나 베팅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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