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냉각 속…넓어진 동남아 하늘길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싱가포르ㆍ브루나이와의 항공자유화로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하늘길이 넓어짐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동남아 노선이 수급불균형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크지만, 외국 항공사의 국내 시장 진출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 및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우리 정부는 싱가포르ㆍ브루나이 측과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주당 직항 운항 횟수의 상한선을 폐지하는 내용의 항공자유화에 합의했다. 양국 간 직항 운항횟수 상한선이 폐지됨에 따라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지난 2003년 이래 16년만에 공급 확대가 가능해졌다. 지방발(發) 노선 역시 각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5자유 운수권도 확대됐다. 한국~싱가포르~제3국을 잇는 이원 5자유 운수권은 주 10회에서 14회로 증가했고, 한국~제3국~싱가포르를 잇는 중간 5자유 운수권은 주 14회 신설됐다.
단거리 노선 포화에 시름하고 있는 업계에선 일단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운항 횟수 상한 폐지로 노선 신설이 가능해진데다, 확보된 5자유 운수권으로 새로운 노선 개척도 시도할 수 있게 돼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슬롯(SLOTㆍ시간당 이착륙 횟수) 문제가 남은 만큼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단거리 노선의 수익성 전반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자유화도가 높아진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합의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측의 경우 직항 수요가 큰 반면, 환승수요가 많은 싱가포르의 특성상 5자유 운수권을 활용해 한국(인천ㆍ김해)을 경유해 미주 등을 향하는 노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단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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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기존 주력 항공기(B737NG, A321 등)로 싱가포르에 취항하기 위해선 좌석 축소 등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중형기를 보유한 싱가포르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열위에 처할 수 있단 우려도 크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직항수요가 많고 운항거리가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으나, 국적사들도 면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5자유 운수권을 활용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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