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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부산 올 가능성 0%였다" 정부 정세판단 논란

최종수정 2019.11.22 08:50 기사입력 2019.11.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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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회담 가면 주인공 아닌 들러리서는 꼴"
"북미회담 교착·긴장 상황에서 올 이유 없어"
눅여진 어투엔 "긴장고조 대신 상황관리" 평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지난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지난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초청을 거절한 것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했다면, 정부의 현실인식과 정세판단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북한이 그동안의 초강경 대남비난 어조와는 달리, 다소 눅여진 어투로 입장을 설명하고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초청을 거절했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초청에 응할 가능성이 없었다고 말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현재는 북·미가 서로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비핵화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매우 긴장된 상황"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서 어떠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매우 낮설은 국제 다자회담에 참석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해왔다"며 "최고존엄은 항상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다자회담에 나가면 들러리를 서는 꼴, 즉 N분의 1이 되기 때문에 용납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잘 진행되어 자신이 원하는 성과를 성취한 이후라면 모를까, 연말 시한을 제시하면서 미국 압박에 총공세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에 참가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사실상 김 위원장이 부산에 올 가능성이 0%인데 김 위원장에게 특별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내면서 그것을 수락할 수도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평양공동취재단>



다만 북한의 이번 입장이 그동안의 대남 비난메시지와는 달리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를 찾아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이 어쨌든 답신을 했다는 점, 내용의 톤이 지금까지 대남비판의 수위와 비교할때 굉장히 낮다는 점에서 상황악화보다는 상황관리에 방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방남할 정도로 환경과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북한의 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한편으로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준수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셈법 전환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는 메시지감 함께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 또한 "북한 당국이 문 대통령의 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 초청은 거절하였지만 이 행사를 계기로 교착된 남북관계를 풀어려보려는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로서는 당장 꼬일대로 꼬인 남북관계를 풀기가 쉽지 않지만 북한측이 제시한 조건과 환경을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노력과 성과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북한이 불참 통보를 조선중앙통신이라는 관영매체를 통해 한 것은, 남한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불신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그냥 불참을 통보할 것이라면 친서로 하는 등 다른 방법도 많았을 것"이라면서 "북한 입장에서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우리(남측)에게 가진 불만과 실망감을 담아 이야기하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겉으론 정중하고 수위를 조절한 거절로 보이지만, 단순한 불참 통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부산에 가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남측이 정치적인 이유로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남한이 여전히 외세의존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방미를 거론하며 '구걸행각'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의 성의에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통신은 "우리는 남측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부산방문과 관련한 경호와 의전 등 모든 영접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놓고 학수고대하고있다는것도 모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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