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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항공 분야에 집중"…구조조정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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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항공 분야에 집중"…구조조정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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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항공 운송 산업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 집중해서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4월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별세로 갑작스레 그룹 경영을 지휘하게 된 후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항공 산업이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기존의 항공 운송 및 지원 분야에 집중해 세계 최고 기업으로 키워가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조 회장은 우선 지난 4월 부친 작고 후 경영을 맡은 7개월여에 대해 "경험이 많은 그룹 각사 대표이사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같이 해 나가고 있다"면서 "보수적인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열고 있는 본부장급 임원들과의 회의를 통해 전직원 복장 자율화 등 분위기 쇄신과 소통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익명으로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온라인 소통방에도 정기적으로 조 회장이 직접 들어가 답글을 달고 민원을 해소해주는 등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복장 자율화만 해도 나이 든 임원들의 우려가 있었는데, 일단 그냥 놔둬보자고 했더니 직원들이 어느새 자율적으로 알아서 잘 하고 있더라"면서 "점심시간도 부서별로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조율했다"고 전했다. 부산 공항 근처 정비창의 출퇴근 버스 관련 민원도 조 회장이 직접 온라인 소통방에서 직원들의 불만을 접한 후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산 부서까지 동원해 해결책을 마련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불평하던 직원들이 소통방에서 감사의 뜻을 전달하면서 회사의 편이 됐을 때 보람을 느꼈다"면서 "댓글을 달면 직원들이 경직되는 것 같아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들여다 본다"고 전했다.


조회장은 또 "아직도 직원들이 나를 피해다닌다고 느낀다. 내가 부장때나 상무때나 다 똑같았다"면서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더 오픈하면 직원들도 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항공 운송 산업과 그와 관련된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하고 서포트 하는 사업 외에는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항공산업에 집중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할아버지(고(故) 조중훈 전 회장)께서 처음 회사를 만드실 때부터 운송 하나에만 집중해서 그것에 최고가 되자는 신념을 지키셨었다"면서 "항공 분야에만 집중해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이익이 남지 않는 분야에 대해선 정리할 생각이 있다며 구조조정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긴축 경영, 임원 인사 등에 대해선 "다른 회사들이 그렇게 하고 있어서 우리도 그럴 거라고 짐작을 한 것 같다"면서도 "조만간, 연말 내에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또 내년에도 미ㆍ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항공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외 환경이 어수선하기 때문에 내년 성수기도 상당히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비용 절감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고 할 게 많이 있더라.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가 난립하는 국내 항공업계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미국에 항공사가 9개가 있는데 그보다 한참 작은 우리나라에 항공사가 9개가 있다"면서 "소비자에겐 좋을 수 있지만 절대 오래 못 간다"고 지적했다.


2018년 체결한 델타 항공과의 조인트벤처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다른 항공사들과의 유사 사례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회장은 "델타 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이후 해당 노선의 탑승률이 70%대에서 90%로 상승했다"면서 "가능하면 델타 항공 이외의 다른 항공사들과도 조인트벤처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년간의 기업 신뢰도 상실과 관련해선 "부끄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 드렸다. 금방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천천히 해나갈 생각이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친 작고 후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동생 조현민 전 한진칼 전무 등 가족들과 상속 지분을 나눠 가진 것에 대해선 "부친이 어머니, 누나, 동생과 협력해서 경영을 하라고 했던 뜻을 받든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지분을 매입한 것 등에 대한 대응을 묻자 "수만명의 주주들 중 일부 일 뿐"이라며 자본금 확충 등 장기적인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 조 전 전무 등의 경영 복귀 여부에 대해선 "둘 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동생에겐 좀 들어와 달라고 그랬다. 다 맡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아버님의 뜻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20일 뉴욕 한미 친선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밴 플리트상을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함께 공동 수상한다. 밴 플리트상은 이 단체를 창립한 밴 플리트 전 주한미군 사령관의 유지를 받들어 제정됐다.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 단체 등에게 수여한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올해 수상자로 고 조 전 회장과 보잉사를 선정했으며, 조 회장은 부친을 대신해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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