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의 창조적 파괴 제안 가로막는 '3개의 벽'
①스텝 꼬인 지도부 퇴진론 ②패스트트랙 정국 단일대오 ③바른정당 복당파의 한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불출마 카드를 던진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창조적인 파괴'를 제안했지만 당내에서는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의 자발적인 용퇴는커녕 노골적인 반발 흐름이 감지된다. 김 의원이 지적했던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는 모습 그대로다.
주목할 대목은 김 의원의 정치적인 주장을 증폭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안의 정교함, 타이밍, 추진 동력 측면에서 한계가 노출됐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두 분이 앞장서서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제안했다. 이는 한국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동반 퇴진을 제안한 것으로 비쳤다.
김 의원은 논란이 일자 "현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하자고 했으면서 지도부 사퇴 주장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다.
김 의원 제안이 힘을 받으려면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인데 퇴진 논란이 불거지면서 스텝이 꼬여버린 셈이다. 황 대표는 "만일 이번 총선에도 우리가 국민에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총선 때까지는 당을 흔들림 없이 이끌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2주 앞으로 다가온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정국은 한국당 운명의 분수령이다. 한국당이 현재 의석(108석)으로 패스트트랙 표결을 저지하려면 고도의 정치 전략과 단일 대오가 필수적이다. 한국당 해체 논란으로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김 의원이 정기국회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 한국당의 발전적인 해체를 제안했다면 힘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패스트트랙 정국의 특수성을 활용해 내분의 불씨를 잠재우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불법으로 시작된 패스트트랙 자체가 원천 무효"라면서 "패스트트랙 무효선언이 진정한 여야 협상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전한 '고언(苦言)'이 당내 메아리로 이어지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바른정당 복당파라는 신분과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한국당 의원 중 일부는 김 의원 제안을 놓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쪽 시각을 담은 제안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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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을 떠나 바른정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권한대행 등을 지낸 뒤 2018년 1월 한국당에 복당했다. 김 의원 제안이 '계파의 메시지'로 읽힐 경우 당내 추진 동력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초선ㆍ재선 의원 등 쇄신 흐름을 이끌어야 할 한국당 의원들이 사실상 관망하는 것도 정치 역학관계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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