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아베 전격 회담‥한일 관계 회복 불씨 살려
외교라인간 협의 통한 해법에 상호 교감
향후 외교라인간 각종 협의로 견해 좁혀갈 가능성
11월 중 한일 외교장관 회담 후 12월 中서 한일 정상회담 할 수도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한일 총리 회담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외교라인간 직접 소통을 통한 한일 관계 개선을 시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가능성이 예상된다.
4일 당초 예상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태국 방콕에서 11분간 만났다. 일본 언론들이 아베 총리가 11월 중 한일 정상간 만남 가능성을 보류했다는 보도가 있었던 만큼 극적인 만남이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우리 정부는 정상회동에 언제든 열려있다"며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언급했지만 일본측의 반응은 결이 달라 회담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이날 두 정상의 전격적인 11분간의 만남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관계 회복을 위한 정상간의 접촉이 시작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의 만남을 가진 것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의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만이다.
이날 양국 정상의 회담 후 상호 해석의 차이는 있었다. 일본 NHK 방송은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해결됐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이 공식 외교 관계를 통한 해법 마련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물밑 대화가 아닌 정식 외교라인을 통한 대화를 통해 경색된 양국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지가 읽힌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지난달 30일로 1년이 경과하고 한일 관계가 수출규제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등 파국으로 이어지면서 양국간의 피로감이 확산된 만큼 두 정상도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 정상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양국 현안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설명도 현 상황 타개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앞서 지난달 24일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일 총리 회담에서 "한일관계의 경색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양국 외교 당국 간 대화를 포함한다양한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고 아베 총리도 이에 화답한 만큼 외교 당국간 대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왕 사과 발언으로 일본의 반발을 샀던 문희상 국회의장가 이날 일본을 방문에서 한일 기업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배상 법안을 준비했다고 언급한 것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각급간의 이해 관계가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상간 만남이 이뤄진 만큼 이달 중 한일간 각급 접촉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에는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일본을 방문해 한일 국장급 협의를 해야 할 차례다.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방일 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담 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오는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담을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의 회담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언론들은 이날 양국 국방장관이 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환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취소되며 한일 정상이 이달 중 다시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12월 중 한·중·일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만큼 다시 만나 고위급 협의를 통해 마련된 안에 대해 정상간 최종 협상이 이뤄질 여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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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두달 사이에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기 보다는 현상동결합의(스탠드스틸)를 하고 향후 본격적인 관계 복원을 위한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아직 한일이 가야 할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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