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로드맵' 따라 증가…내년 9만6000개 순증
'미세먼지 감시단'에 149억·'5대강 지킴이' 144%↑
정부 주 52시간제 추진으로 '세금 일자리' 추가 양산

'숫자' 늘리기 급급한 정부…사회서비스 일자리에 5兆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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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가 내년에 5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사회서비스 일자리 47만7000개를 만든다. 올해와 비교하면 일자리 수는 9만6000개, 예산은 1조3000억원 늘어난다. 임기 5년 동안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추가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사회서비스란 노인요양, 장애인 지원, 아동보육, 간호ㆍ간병 등 취약계층에게 각종 돌봄 서비스부터 교육ㆍ문화ㆍ환경ㆍ안전ㆍ공공행정서비스 분야까지 포괄한다. 더 넓게 이야기 하면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동안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이다. 사회서비스를 정의해놓은 사회보장기본법에도 '인간다운 생활 보장'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사회서비스의 본래 역할과 목적을 추구하기 보다는 일자리 늘리기 전략으로만 활용하고 있어 각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예산 2조9000억원으로 28만6000개를, 올해는 3조6000억원의 예산으로 38만1000개를 만들었다. 내년에는 4조9000억원을 들여 총 47만7000개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만든다. 3년 동안 늘어난 신규 일자리만 24만6000개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사회서비스 일자리 순증 목표는 34만개로, 2021~2022년에는 약 10만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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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0개 중앙부처가 담당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 종류만 해도 150개가 넘는다. 10년 전인 2009년에 예산 1조5000억원으로 8개 부처에서 46개 사업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 소관 사업이 58개로 가장 많았으며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에 모집 인원이 올해보다 1000명 이상 순증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은 17개, 5000명 이상 늘어나는 사업은 5개를 기록했다.

◆실효성ㆍ타당성 검증 뒷전= 이렇듯 정부가 일자리 수 늘리기에 목적을 두다 보니 사업의 실효성이나 타당성 검증은 뒷전이다. 산업단지 등 공장시설 등이 집중돼 있는 곳을 다니며 대기오염물질 불법배출 여부를 감시하는 미세먼지 배출 감시단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1000명을 고용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에 96억원을 반영했다가 국회에서 10억원이 삭감돼 86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추경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민간 감시원은 단속권을 가진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단속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사업장 출입권한이 없어 전형적 단기 공공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사업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도 않은 채 내년도 본예산안에 미세먼지 배출 감시단 예산으로 무려 149억3000만원을 반영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동일한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지만 10개월의 인건비가 반영돼 예산 규모가 60억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최저임금 수준의 단기 임시일자리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환노위는 "적정 규모의 보수를 지급하는 상시적 형태의 민간 감시사업으로 사업의 내실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천 오염행위를 감시하고 정화활동을 하는 '5대강 환경지킴이' 사업도 마찬가지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39억원)보다 144.6% 늘어난 97억700만원이 편성됐다. 지난해의 경우 5대강 환경지킴이 사업비 중 8억5600만원이 불용 처리되기도 했다. 취업취약계층 우대, 반복참여 제한 등의 조건으로 일부 지역의 채용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시작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채용 규모는 매년 167명을 유지해왔는데, 내년에는 구체적 사업계획도 없이 218명 늘어난 385명으로 확대했다. 특별한 자격 요건이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자리이다 보니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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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대체 인력'도 정부가 공급= 정부가 사회서비스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주 52시간제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내년에 '세금 일자리'를 추가로 만드는 사례도 있다. 내년 1월부터 근로자 50~299인 미만의 장애인, 노숙인 시설 등에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시설은 인력을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다보니 정부가 일자리를 만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복지부는 내년 신규 사업으로 167억원을 들여 장애인시설 교대인력 723명을, 16억4800억원 노숙인시설 교대인력 72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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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력이 저조하다보니 정부가 답답한 마음에 쉬운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머릿수를 채우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의 경영을 막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주 52시간, 최저임금 제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민간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만으로는 고용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면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기부양 효과가 높고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는 일자리를 확대할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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