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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패션' 꼬리표에 쪼그라든 아웃도어…상위 브랜드 '진검승부' 펼쳐질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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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션 일으켰던 2500억 매출 라푸마 퇴장
개별 기업 실적도 영향…업계 상위권도 매출 하락세
'등산복=아저씨·아줌마 패션' 대명사에 트렌드 변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가 14년 역사를 지닌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에 대한 사업을 철수한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가 14년 역사를 지닌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에 대한 사업을 철수한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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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국내 패션업계를 호령했던 아웃도어 업체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 무색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 온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2015년부터 내리막길로 접어든 이후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브랜드들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등산복이 중장년층의 일상복이 되면서 아저씨·아줌마 패션의 대명사로 인식돼 젊은 층에게 외면받은 데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반영한 신생 브랜드들에게 시장점유율(MS)을 뺏긴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F가 14년 역사를 지닌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에 대한 사업을 철수한다. LF는 전국 백화점과 아웃렛, 가두점 등 매장 81개 라푸마 매장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철수할 방침이다. LF 관계자는 "해마다 아웃도어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내년 라푸마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향후 브랜드 해외 진출이나 국내 유스 시장 공략 등 새 타깃과 고객을 찾아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푸마는 2005년 LF가 야심차게 선보인 아웃도어 브랜드다. 한 때 단일 브랜드 기준 연매출이 2500억원에 달하는 등 상위 10개 브랜드에 속하며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장이 위축되면서 외형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2016년과 2018년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단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LF 라푸마

LF 라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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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인 LF가 아웃도어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업계는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앞서 밀레도 한국법인인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가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잠재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아웃도어 업체의 매각설은 매년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아웃도어업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7조1600억원에 달했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꾸준히 감소해 2017년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4년간 2조7000억원가량이 쪼그라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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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전문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하다. 케이투코리아는 연매출이 2016년 3521억원에서 2018년에는 3088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작년의 경우 자회사 다이나핏코리아(358억원) 분사 이슈가 반영돼 있다. 블랙야크도 같은 기간 4267억원에서 387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네파는 3668억원에서 3729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코오롱스포츠도 매출 기준 업계 7위권으로 밀렸다. LS네트웍스가 지분 100% 자회사인 MBK코퍼레이션을 통해 전개하고 있는 몽벨 역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MBK코퍼레이션은 2018년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


일찌감치 아웃도어 사업에서 손을 뗀 곳도 있다. 휠라는 휠라아웃도어 사업을 2015년 접었고 신세계인터내셔널과 형지도 살로몬과 노스케이프 사업에서 손은 뗐다. LS네트웍스와 네파도 잭울프스킨과 이젠벅 사업을 철수했다.


아웃도어 부진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아웃도어 브랜드 간의 경쟁 심화, 캐주얼 패션의 급부상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레저활동이 다양화되면서 피싱(낚시), 바이크(자전거), 서핑, 헌팅(사냥) 등으로 분산된 데다 일상복으로 인기를 끌었던 등산복 자리를 골프의류가 꿰찬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저씨ㆍ아줌마 패션이라는 인식이 큰 탓에 젊은 층에게 외면받은 영향도 있다.


이와 관련 이유순 패션인트렌드 이사는 "너무 성숙해진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시장 파이를 나눠 먹기 경쟁이 심화됐고 아웃도어 특유의 기술 개발도 부진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전세계적으로 스트릿 캐주얼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트렌드가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이어 "한편으로는 대형 기업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을 포기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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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이 커진 아웃도어업계에서는 더욱 뾰족해진 브랜딩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야말로 진검승부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 부동의 업계 1위인 노스페이스는 백화점 등 다양한 채널과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과거 헤리티지를 강조한 제품들을 '뉴트로(newtro·복고의 새로운 해석)' 무드에 발맞춰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와 블랙야크의 경우 '아웃도어의 본질'을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최근 숏패딩 제품 ‘눕시 다운 재킷’을 한층 더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였다. 1992년에 첫 출시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특유의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신세계X노스페이스 티볼 숏패딩'도 선보였다. 2000년대 후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교복으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원조 히트 상품을 재디자인한 상품으로 20만~30만원대의 ‘근육맨 패딩’에 거위털이 아닌 인공 충전재 ‘티볼’을 활용해 가격을 낮추고 환경보호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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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아웃도어 본질로의 회귀'를 리뉴얼 콘셉트로 설정하고 이에 발맞춰 두 가지 쌍방향 전략을 펼친다. 주요 라인을 트래킹과 트래블링 라인 2개로 개편한다. 전문가용 트래킹 라인에는 남극 등 극한의 상황에서 착용 가능한 엑스퍼트(전문가) 라인도 추가로 구성한다. 트래블링 라인은 '아웃도어=등산'이라는 보편적 수식에서 벗어나 사이클링이나 낚시 등 다양한 외부 활동에 적합하게 만들어 모두가 자연스럽게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공유하지 않는 자연', '성별·나이 한계를 뛰어넘는 여행' 등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의 모습도 제안한다.


블랙야크

블랙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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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는 아웃도어의 본질과 연결해 사람과 자연, 미래 가치로까지 확장한 ‘메이드 포 미션즈’로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역동적인 활동을 돕는 혁신 제품을 제공해 자연과 사람을 보호하고, 그들의 도전하는 삶과 함께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브랜드 미션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독일 오피스 R&D센터,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AC) 등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고기능성 배낭, 등산화 등을 기획해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친환경 발수제 적용 품목을 늘리고 리사이클 다운 등의 제품으로 환경보호에도 앞장선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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