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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룰 완화, 국민연금 통한 '기업 길들이기' 확대 방편"

최종수정 2019.10.27 12:35 기사입력 2019.10.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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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경영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5%룰 완화'에 대해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기업 길들이기'를 확대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지적했다.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0월 18일 금융위원회가 5%룰 개선방안과 관련해 내놓은 보도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경영계의 입장을 반박했다. 5%룰 완화 방안을 놓고 경영계와 금융위가 정면 충돌하면서 5%룰을 둘러싼 정부와 재계의 장기간 공방이 예상된다.

'5%룰'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5% 이상 보유한 상태에서 1% 이상의 지분변동이 있는 투자자에게 금융위나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의무를 부여한 법이다. 투자자는 지분 보유 목적에 따라 '경영 개입'이나 '단순 투자'로 분류되며 이에 따라 공시나 보고의 의무도 달라진다.


개정안에서는 경영개입과 단순투자 사이에 하나의 목적 항목(일반투자)를 신설해 보고와 공시의 의무를 세분화하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경영개입'으로 분류되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위법행위 임원 해임 청구권 ▲자본금 변경에서 신주발행 유지청구권 ▲배당정책 변경 요구 ▲공적 연기금의 지배구조 개선 위한 정관 변경 요구 ▲대외적 의견 전달(의결권 사전 공시 및 공개서한 발송) 등을 경영 개입의 항목에서 제외시키는 등 전반적인 공시 의무가 완화된다.


5%룰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주요 내용

5%룰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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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이 같은 항목들을 실제적인 경영권 개입을 볼 것인지 아니면 투자자의 권리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금융위와 경영계의 관점의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5%룰이 개정되더라도 공적 연기금의 공시 의무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만약 단순투자에서 경영개입으로 투자 목적을 변경하더라도 5일 내 변경 공시를 하도록 하는 의무는 그대로 부여된다고 설명한다. 공적 연기금의 배당 제안 관련안 같은 경우 현행 규정상 단순 투자로 분류돼있지만 개정안에서는 일반투자로 분류되며 새롭게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등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는 측면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개정안에서도 보유목적 변경에서 5일내 보고 의무가 적용되는 것은 맞지만 보고 내용 자체가 약식으로 완화되는데다 이후에는 5일이 아닌 10일(공적 연기금은 1개월)로 의무 보고 기한이 완화되고 보고 내용도 약식으로 갈음되기 때문에 현재보다는 의무가 대폭 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공적 연기금이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정관 변경을 요청할 경우 '일반투자'로 분류되며 국민연금은 월별 약식으로만 보고하면 되기 때문에 정관변경을 위한 주주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을 부여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경총 관계자는 "대량 보유 투자자는 완화된 보고기간 동안 외부 공시 없이도 자체 내부의 전략적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업의 경영 방어권을 무력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는 공적 연기금의 주주활동이 적절한 의사결정을 거쳐 국민의 이익에 부합된 방향으로 간다면 이를 '연금사회주의'로는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반면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20명 중 정부를 대표하거나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는 위원이 총 8명으로 40%에 달하며, 시민단체 대표(1명)나 근로자 대표(3명)까지 포함한다면 경영계에 불리한 방향으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5% 룰이 완화되면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이 용이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한다. 회사의 정관변경 같은 경우 일반적인 기관투자자(외국계 행동주의 펀드 포함)에 대해서는 공시의무가 완화되는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재계는 시행령 개정으로 '경영 개입'의 인정 범위가 축소되고 대량보유 주주의 보고 및 공시 의무가 느슨해지기 때문에 대형 투자자의 경영권 간섭은 현재보다 잦아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영국이나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의 경우 3% 지분 보유시 2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대량 보유 주주에 대한 의무를 강화하는 등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개정안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올해 10월 기준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 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302개사이며,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99개사에 달한다. 국민연금과 더불어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기관 투자자는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산업은행 정도다. 경총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연금에 대해 5일 이내 상세 보고 의무를 면제해줌으로써 지금보다 적극적인 경영 개입 활동을 가능하게하고 상대적으로 기업에 대한 경영 방어권을 무력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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