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유엔대사 "외교안보 국론 분열 걱정…전략적 외교 절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외교 안보는 국론 통일이 가장 필요한 분야인데, 오히려 가장 심하게 분열돼 있다. 더 큰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보게 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40년간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올해 말 퇴직하는 조태열 주유엔 대사(64ㆍ사진)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회를 밝혔다. 현역 외교관 중 최고참급인 그는 후배 외교관들과 한국 외교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아 보였다.

조 대사는 한반도를 둘러 싼 국제 정세가 북핵은 물론 중국의 부상 등으로 계속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한국은 중국 부상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여 있는 만큼 중심을 잘 잡고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대사는 "외교는 각국 별로 담론이 다 달라 우리 위치를 어떻게 잡느냐가 핵심"이라며 "장단기적으로 전략가적인 사고를 갖고 외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론 분열' 대책에 대해선 "정치권과 언론, 온라인 소셜미디어 등이 분열하지 말고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조 대사는 또 현재 한국 외교의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며 개선해야 한다는 충고도 내놨다. 그는 "요즘 만나 본 경제 관료들조차 경제만 중요한 줄 알았다가 해외를 돌아다녀 보니 외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면서 "한국의 국가적 위상과 규모에 비해 외교 조직ㆍ규모가 이렇게 작은 나라는 거의 없다. 변화하는 한국의 위상에 걸맞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타결된 한일 위안부 관련 합의 당시 외교부 2차관으로 재직했던 그는 사법부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된 것에 대해 우회적으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보통 정책 결정을 할 때 장관이 여러 단계에 걸쳐 의견을 수렴해 고뇌 끝에 결정을 내린다.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2~3년, 5년 단위로 총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것들이 사법부까지 가고 그런다"고 말했다.


주유엔대사 임기 동안 평화구축위원회(PBC)와 유엔개발계획(UNDP) 의장직 등을 수행한 것을 "가장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는 그는 "한국이 향후 국제 외교 무대에서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알고 (외교에) 잘 활용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시인 조지훈의 3남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대표적 지성인이자 선비로 인정받는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 대해선 "당분간 외교와는 가능한 한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푹 쉴 것"이라며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삶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

AD

2016년 11월 주유엔대사로 부임한 조 대사는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 등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던 시기 유엔(UN) 차원의 국제적 제재를 이끌어 냈다. 남북 화해 분위기와 북ㆍ미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한미간 정책 조율을 위해 막후에서 힘을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