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선업계가 잇따른 원유시추선(드릴십) 계약 취소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해양시추사인 노던 드릴링(Northern Drilling)은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체결한 드릴십 1척에 대한 재판매 계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하고 선수금 및 이자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해당 드릴십은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3년 미국 벤티지 드릴링(Vantage Drilling)으로부터 수주한 물량이지만, 벤티지 드릴링이 건조 대금 지불능력을 잃으면서 주문이 취소돼 재고자산으로 분류돼 왔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해당 드릴십을 노던 드릴링 측에 4100억원으로 재매각키로 했지만, 불과 반 년 만에 재고자산으로 회귀하는 상황이 됐다. 연초 앙골라 소난골에 고질적 인도지연 사태를 겪어온 드릴십 2척을 인도, 재고자산 처리에 성공한 대우조선으로선 곤혹스런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같은 드릴십 관련 계약 취소사태는 비단 대우조선해양만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스위스 선사 트랜스 오션(Trans Ocean) 측으로부터 14억3000만 달러(한화 1조7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이밖에도 미국 퍼시픽 드릴링(PDC), 노르웨이 씨드릴(Seadrill) 등에서 각각 수주한 드릴십 3척을 계약 취소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한국 조선업계를 한 때 위기로 몰아넣었던 드릴십 문제가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꼽힌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중동의 원유 증산 등으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50~60달러 선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채굴단가가 높은 해양유전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해양시추사들로선 몸을 사릴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던 드릴링 측은 표면적으론 대우조선해양 측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실제론 해양유전 개발사업 부진, 이에 따른 용선료 하락 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릴십 문제와는 별개로,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달성률은 48(현대중공업)~69%(삼성중공업) 수준으로 점차 상승추세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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