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홍콩 여대생이 시위로 체포된 후 끌려간 구치소에서 경찰에 의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은 성폭력 주장이 나온 것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중문대 재학생인 소니아 응은 전날 캠퍼스 안에서 열린 학교측과 학생들 간 간담회에서 홍콩 경찰들의 잔혹성을 폭로했다.

자신이 지난 8월31일 에드워드 지하철역에서 시위를 하다가 체포돼 산욱링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밝힌 소니아 응은 "산욱링 구치소 안에서는 어둠 속에서 몸 수색이 이뤄지는 걸 아느냐? 구치소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로키 퇀 홍콩중문대 학장에게 경찰들이 체포된 여성 시위대들에게 행하는 성폭력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해달라고 요구하며 "나는 마스크를 벗을 준비가 돼 있다. 당신은 우리 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체포된 시위대들에게 폭력을 생사한 경찰들을 비난하고 우리를 지지해 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날 오전 홍콩 내 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경찰의 성폭력 실태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자신이 성폭력을 당한 장소가 앞서 말한 산욱링 구치소가 아닌 콰이충경찰서였다는 점을 정정하며 "산욱링 구치소에서도 성폭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끌려간 콰이충경찰소에서 한 남성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만졌으며 두 명의 여성 경찰은 화장실 안에서도 자신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측은 파장이 커지자 성명을 통해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경찰도 이러한 중대한 사건을 해결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다만 아직 홍콩 내부감찰반에 접수된 성폭력 신고는 없다. 우리가 공정한 진상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증거 제공에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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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간담회에서 홍콩중문대 학생들은 지난 주말 경찰이 교내까지 들어와 학생들을 검거하려고 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로키 퇀 학장에게 경찰의 강경 진압과 폭력성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경찰에 체포된 중문대 학생은 32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지난 5일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체포됐다.


홍콩 내에서는 시위 장기화로 홍콩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 홍콩 중문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지난달 20∼26일 시민 7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3%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 때의 34%보다 한층 높아진 응답 비율이다. 이민 가길 원하는 국가로는 캐나다, 호주, 대만 등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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