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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자의 농구 이야기5 ] 정용기 구단주의 ‘신념’

최종수정 2019.10.03 19:09 기사입력 2019.10.0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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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강자 객원기자] 농구계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농구팀 교류에 열정을 쏟고 있는 스포츠마케팅회사 '윌(WILL)'의 정용기 대표(39). 3대3농구 '윌' 구단주이기도 하다. 윌은 올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3대3농구 프로리그 '컴투스 코리아 3×3 프리미어리그 2019'에 참가했다. 리그 5라운드가 끝난 중반 즈음 인천삼산월드체육관 근처의 카페에서 정 대표를 만났다.


■ '신념과 의지'라는 의미를 가진 '윌'

정용기 대표는 2006년 일본 프로농구 bj리그에 입사해 한일챔피언십 등 국제업무 경력을 쌓았다. 2009년 퇴사 후 마음이 맞는 사람과 선수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스포츠비즈니스를 해보려 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과도 이야기가 있었지만 콘셉트가 다르다고 생각했고 윌을 설립했다.


▶ 윌 전반 5년, "농구는 나의 비즈니스"

정 대표는 중학생 때 농구를 했다. 지금도 농구 관련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는 가끔 "왜 농구를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2010년에 사업을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농구가 밥 먹여주냐?', '농구는 취미로 하는 거지', '일이 아니잖아' 하는 말을 들었다. 정말 속상했다. 나에게 농구는 취미가 아닌 비즈니스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인정받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데 5년이나 걸렸다. 처음에는 일이 들어오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농구와 관련된 일은 모두 했다. 이익은 상관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이 취미가 아닌 비즈니스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용기 '윌(WILL)' 구단주

정용기 '윌(WILL)' 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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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는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교포이기에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친한 형, 동생으로 대해주시는 건 고마운데 나에게 농구는 비즈니스다. 예를 들어 어떤 의뢰를 받으면 적어도 두 달에서 석 달 정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과 같은 일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회사를 설립하고 1~2년 뒤 스트레스가 극심해 굉장히 힘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는 외국인이고 한국에서는 재일교포다. '국적이 일본 아니냐?' 하면서 일본인 취급하는 말을 들을 때 많이 속상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다. 더 열심히 해서 힘을 키워야겠다'고 스스로 타이르기도 했다. 옛날에는 스트레스를 받고 속상하고 서러운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 같은 재일교포가 한국이나 북한, 더 나아가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신념과 의지'를 담기 위해 회사 이름도 윌로 정했다.


"한일간의 문화 차이는 제가 생각했던 이상이었다. 일을 하면서 내 자신이 더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힘들 때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 왔다."


▶ 윌 후반 4년, "농구는 나의 운명"

그의 열정과 노력이 조금씩 KBL 구단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하면서 정 대표는 KBL 구단의 일본전지훈련을 매니지먼트하게 됐다. KBL을 시작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대학팀, 유소년 농구 교류까지 일이 늘었다. 그는 매년 하나씩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정 대표는 "농구를 좋아해서 지금껏 해왔다. 농구를 통한 비즈니스를 아주 진지하게 생각한다. 단순히 농구로 끝내고 싶지 않다. 농구를 통해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즐겁게 해주고 싶고 농구를 통해 국가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는 2016년 예전부터 알고 지낸 일본3×3 프리미어리그 관계자의 제안으로 3×3 농구팀을 창단했다. 그는 "재일교포 프로 선수가 야구나 축구, 럭비에서는 활약하는데 농구에서는 아직 없다. 농구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농구가 메이저 스포츠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창단 계기를 말했다. 또 "그 당시 한국에서는 아직 3×3농구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팀을 창단하면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경제적인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 때 도전해 보는 것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매년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절대적인 목표로 정하고 그렇게 해왔다. 3×3농구팀 윌 창단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 3×3농구 팀 윌(WILL) 패밀리

팀 윌은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재일교포, KBL 은퇴선수가 주축이었지만 올해는 현역 대학선수와 KBL 현역선수 등이 가세해 팀 선수 구성이 다양해졌다.

컴투스 코리아 3X3 프리미어리그 2019 5라운드에 참여한 팀 윌. 왼쪽부터 고바야시 다이스케, 스미노 료고, 이마무라 케이타, 정용기 구단주, 수기우라 유세이, 키무라 츠쿠토

컴투스 코리아 3X3 프리미어리그 2019 5라운드에 참여한 팀 윌. 왼쪽부터 고바야시 다이스케, 스미노 료고, 이마무라 케이타, 정용기 구단주, 수기우라 유세이, 키무라 츠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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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멤버들

그는 "일본 3×3프리미어 멤버는 재일교포 네 명으로만 시작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 명은 꼭 재일교포 선수를 데려오고 싶어서 오사카에서 활동하고 있던 고상범을 영입했다"고 재일교포에 대한 희망과 애정을 보여줬다.


이어서 "KBL구단들 일본전지훈련을 통해 인연을 맺은 덕분에 KBL 은퇴선수들과 접촉이 가능했다. 일본에서 하는 리그를 설명하고 최고봉(전 모비스), 박대남(전 SK), 박찬성(전 오리온), 이혜천(전 bj리그 SENDAI89ers), 그리고 고상범(재일교포)과 함께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후에 박광재(전 전자랜드)가 윌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일본 3×3프리미어 리그 첫 해에는 승리를 거두기가 몹시 어려웠다. "선수를 관리하고 팀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3×3농구를 한국선수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 3×3농구 프랑스월드컵 출전

2017년 윌은 기존 최고봉과 고상범에 이승준(전 SK), 남궁준수(전 전자랜드), 신윤하(전 KT)를 영입해 팀을 구성했다.


"한국에서도 대한민국농구협회에서 주최하는 3×3농구대회가 늘어나면서 2017년에는 국내 강호팀을 꺾고 윌이 한국 대표로 프랑스월드컵에 진출했다. 월드컵에는 선수 네 명으로 출전했다. 고상범이 사정이 있어서 출전할 수 없었다."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3×3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2-7로 꺾고 승리를 거뒀다.


정 대표는 "내 팀 소속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 월드컵에 출전했고,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월드컵에 갈 수 있었다는 것이 기뻤고 정말 귀중한 경험을 했다. 현지에서 FIBA 관계자들과 3×3농구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수 있었고, 한국 3×3농구 발전의 큰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 관심은 5×5농구에 집중됐지만 월드컵에서 1승을 거두면서 3×3농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수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정 대표는 최고봉에게 특히 고마움을 나타냈다. "3×3농구가 굉장히 격한 스포츠인데 뜨거운 열정으로 2년 동안 중심 선수로 정말 열심히 잘 싸워줬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뒷줄) 전현우, 이마무라 료고, 박봉진 (앞줄) 정용기 구단주가 윌(WILL)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뒷줄) 전현우, 이마무라 료고, 박봉진 (앞줄) 정용기 구단주가 윌(WILL)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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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3×3농구 프리미어 리그 출전

윌은 올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한국 3대3농구연맹이 주관한 3대3농구 프로리그 컴투스 코리아 3×3 프리미어리그 2019에 참가했다. 사상 최초로 KBL 현역선수 전현우, 박봉진(전자랜드) 두 선수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3대3농구연맹이 2017년에 창립했다. 아마 대회도 많이 하면서 준비를 했고 지난해 한국 3대3농구로 프로리그를 시작했다. 올해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는데, 프로리그로서 선수와 팀, 그리고 팬들을 확보하고 홍보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윌이 롤모델이 되는 팀이었으면 생각해 팀 레별업을 도모했다. 다른 팀이 윌이 하는 것을 보며 많이 느끼고 생각하면 한국3대3농구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다."


3대3농구는 내년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최근 은퇴 선수 뿐만 아니라 현역 선수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KBL 현역 선수들도 3x3농구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는 전자랜드 구단의 유도훈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과 사무국에서 3x3농구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줘 전현우, 박봉진 두 선수와 같이 참가할 수 있었는데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다. 아마도 두 선수도 대회 1주일 전까지 3x3농구를 진짜 뛰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 행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김낙현이 (3x3농구) 경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서 3x3농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다. (전)현우와 (박)봉진이가 3x3농구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또 (전)현우와는 고려대 시절부터 알고 지내 실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윌은 컴투스 코리아 3×3 프리미어리그 2019 8라운드에서 우승했다. 당시 키무라 츠쿠토가 MVP를 수상했다. 키무라는 "처음에 윌에서 같이 하자고 제안해 줬을 때 정말 기뻤다. 농구를 하는데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올해 호화 멤버들과 같이 뛸 수 있어 대단히 영광스러웠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칠성 스토롱 사이다 서울 3×3  챌린저 2019'에서 만난 윌 정용기 구단주(왼쪽)와 키무라 츠쿠토 선수.

'칠성 스토롱 사이다 서울 3×3 챌린저 2019'에서 만난 윌 정용기 구단주(왼쪽)와 키무라 츠쿠토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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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x3농구의 매력과 목표

키무라는 "3x3농구는 한 경기가 10분, 길어도 2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지치지 않는다. 그리고 21점을 얻으면 경기가 끝나는 녹다운 제도 등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스피드가 있고 경기장이 콤팩트해 라이프스타일이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이 시대에 어울리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고 매력을 소개했다.


그는 끝으로 "올해 윌이라는 팀을 한일 합동으로 만들었으니 여기서 멈추지 말고 앞으로는 한일팀으로 해외투어도 나갔으면 한다. 윌을 세계 톱 20에 들어가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또 "일본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한국도 3x3농구 출전권을 획득하고 윌 소속 팀 선수끼리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만났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박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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