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개천절인 3일 오전 9시께부터 정 교수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에 핵심 인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조 장관과 가장 가까운 인생의 동반자, 가족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정 교수 소환은 곧 수사가 조 장관의 턱밑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찰은 이번 정 교수 소환 조사를 통해 조 장관의 혐의점을 확인하고 그의 소환조사 여부 등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이후에는 검찰 수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조 장관의 기소'에 다다를 것이다.
정 교수의 소환으로 "개혁은 개혁대로 수사는 수사대로"라는 검찰의 메시지도 완성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체 개혁안을 마련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고성 지시에 따라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있는 특수부를 폐지하기로 법무부와 추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자체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요구하는 검찰개혁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다음날에는 한편으로 정 교수의 소환을 예정대로 진행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 대한 고삐도 당긴 것으로 읽힌다.
정 교수를 부르면서, 검찰의 조 장관 의혹 수사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교수는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고 그를 통해 조 장관의 연루 여부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가짜로 만들어 딸의 입시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조 장관 일가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익성 및 WFM 등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인물로 정 교수가 지목돼 왔다.
정 교수에 대한 조사는 이날 늦은 밤이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부터 정 교수에게 혐의와 관련된 증거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서들을 제시하면서 의혹들의 진위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를 위해 지난 2주 사이 여러 사람을 불러 조사하며 '다지기 작업'을 했다. 크게 사모펀드, 자녀입시특혜, 웅동학원 비리 의혹 등 '쓰리트랙'으로 조사했다.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투자처인 웰씨앤티의 최모 대표를 다시 불렀고 조 장관의 딸과 아들에 대해서도 각각 2차례, 1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조 장관 동생 조모씨와 그의 전처 조모씨를 불러 웅동학원의 '위장 소송' 의혹에 대해서 물었다. 동생 조씨는 이날 오전에도 다시 나와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3일에는 조 장관의 자택을 급습해 압수수색도 했다.
정 교수의 소환조사 이후에 검찰은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곧바로 정 교수의 구속을 신청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장관의 소환조사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다. 조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소환통지가 오면 사퇴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의 소환조사 외에도 조 장관의 5촌조카 조범동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하는 등 의혹의 핵심으로 구속됐다. 구속은 이날 밤 12시를 넘기면 만료된다. 검찰은 그를 좀 더 잡아두기 위해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공소장에는 정 교수의 소환조사 내용과 조 장관 일가의 혐의 내용, 즉 공모관계 등도 함께 기재될지에도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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