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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낙관하던 北, 주민들에겐 "물 한방울도 아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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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명길 "북·미대화 낙관하고 싶다" 무색
제재 국면 비핵화 협상 장기화 염두에 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태풍 '링링' 북상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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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은 주민들에게 물 한방울이라도 아껴쓰라고 독려하면서 제재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대외 담화를 통해 북·미 대화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던 것과 상반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가사(家事) 우(위)에 국사(國事)가 있다' 제목의 논설에서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말살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야망은 절대로 변하지 않으며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이 그토록 제재 봉쇄와 반동적인 사상문화적 침투에 매여달리는 것은 생활난을 조성하여 공화국에 대한 인민들의 신뢰심을 허물고 사람들을 자기밖에 모르고 돈밖에 모르는 타락분자로 전락시키려는데 그 음흉한 목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누구나 나라의 어려움을 먼저 생각하고 가사보다 국사에 더 충실하며 나라의 재부를 늘이기 위해 혼심을 바쳐야 한다"며 "나라의 긴장한 전력문제를 걱정하며 한W의 전기, 한방울의 물이라도 절약하는 사람, 국산화, 재자원화실현을 위해 고심분투하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신문이 이처럼 국사 우선을 주문한 것은, 북한 경제를 사실상 지배하는 시장화 속에서 대북제재 등으로 경제난이 가중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돈이 최고'라는 배금주의와 개인 이기주의가 확산하는 현실을 의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내부단속을 강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앞서 20일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담화를 통해 자신을 북·미 실무협상 수석대표라 밝히고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북·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 고위당국자가 이례적으로 낙관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인데, 정작 주민들에게는 낙관보다는 '허리띠 조이기'를 강조한 셈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하노이행을 전례없이 실시간 보도하며 북·미협상과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운 바 있다. 그러나 회담은 '노딜'로 끝났고 그 실망감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노딜' 트라우마는 앞으로도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최고지도자의 대외활동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선전활동을 강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에게 대미협상과 제재완화 등에 관한 섣부른 기대감을 심기보다는, 현 제재 국면을 상기하면서 '자력갱생'을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자력갱생은 우리 식 사회주의의 생명선'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를 철저히 실현할 때만이 자기의 신념대로, 자기가 선택한 길을 따라 끝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향후 북·미 대화 전개와 무관하게 자력갱생 방식으로 경제발전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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