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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잔칫상에 재뿌리는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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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물량 쓸어담은 뒤 상장 당일 일제히 순매도
안정적으로 수익률 높이는 투자 수단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할 기관에 배정 유인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새내기 상장사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기관투자가의 공모주 투자 방식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해 받은 공모주 물량 대부분을 상장 당일 매도한 탓에 이후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12개사 가운데 네오크레마, 나노브릭, 그린플러스, 코윈테크, 덕산테코피아, 슈프리마아이디, 세경하이테크 등 7개사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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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닥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새내기 상장사의 주가도 부진하다. 반면 기관은 상장 첫날 매도방식을 고수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네오크레마가 상장한 지난 22일 기관은 네오크레마 주식 108만주를 순매도했다. 평균 매도가격은 9711원으로 공모가 8000원을 20%가량 웃돈다.

지난 1일 상장한 슈프리마아이디 현재 주가는 1만8900원으로 공모가 2만7000원에 훨씬 못 미친다. 기관은 상장 당일에만 슈프리마아이디 주식을 13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평균 매도가격은 3만3078원으로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한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의 당일 매매 동향을 보면 순매도 1위 종목은 대부분 신규 상장주식이 차지했다. 반면 기관이 쏟아낸 매물은 개인이 사들였다. 가장 최근 상장한 네오크레마의 지난 22일 매매동향을 보면 기관이 105억원 순매도를, 개인은 126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상장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투자사 관계자는 "공모주를 받아 상장 당일 매도하는 것은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따르는 것"이라며 "기관은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적합한 투자금 회수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모주 물량을 받은 기관이 상장 당일 매도에 집중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33.9%에 달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나눠보면 코스피는 2.7%, 코스닥은 37.1%다.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를 받으면 고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의미다.

정부가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한 당근책으로 공모주 30%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만 보더라도 공모주 투자는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투자 수단 가운데 하나다.

공모주 투자가 단기 시세 차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수단으로 인식되면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과정에서 가격결정 기능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행사와 주관사가 산정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주식을 많이 받아 상장 당일 가격을 높여놓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상장 초기에 털고 나가면 주식시장에 참가한 다른 투자자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공모주 배정 방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감독당국은 주관사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투기등급채권에 투자하는 고위험 고수익 펀드), 코스닥벤처펀드 등과 같은 정책성 펀드에 공모주를 강제 배정하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다. 주관사는 공모 물량의 60~80%가량을 기관에 자율적으로 배당할 수 있다. 주관사는 신규 상장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기관을 우대할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코너스톤 인베스터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코너스톤 인베스터는 기업공개(IPO) 전에 공모주식을 인수하기로 약속하는 대형 기관투자가를 말한다. 단기 수익률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소규모 기관투자가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상장사 성장성을 보고 투자할 여력이 있는 기관과 관계를 잘 설정한 주관사가 돋보일 수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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