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부대변인 "유승준, 우리는 '스티브 유'라 불러…외국인이니까"

"청소년에 악영향 미칠 수 있는 사람"
병역회피 막기 위해 방안 강구 중

2003년 6월26일 약혼녀 부친상 조문을 위해 입국 금지조치가 일시 해제된 유승준씨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병무청 부대변인은 15일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씨가 국적을 변경해 병역을 회피한 만큼 병무청 내에선 유씨를 한국 이름이 아닌 외국 이름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씨와 같이 국적을 변경해 병역의무를 회피는 경우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방안을 강구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득 병무청 부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병무청은 이번 대법원 판결과 별개로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의무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국적ㆍ출입국ㆍ재외동포 제도 개선을 통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타이틀곡 '가위'로 데뷔해 가요계 정상에 오른 유씨는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2002년 1월 돌연 출국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유씨는 '입대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번복하고 병역이 면제됐다.

이후 유씨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병무청은 출입국관리법 11조에 의거 법무부에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여 유 씨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유씨가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유씨가 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사실상 입국을 원하는 유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 부대변인 "(지난 2002년 유승준이) 4주 군사훈련을 받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 배치되어 병역을 이행하게 돼 있었는데 소집을 앞두고 해외 공연을 한다는 이유로 잠깐 출국을 했고, 그 길에 그냥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병무청 뿐아니라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며 "병역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만 이행할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인데, 그 시민권을 취득하면 외국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에서 자동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정 부대변인은 "한마디로 병역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을 그냥 스티브 유, 외국인 스티브 유 이렇게 부른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병무청에서는 안 쓰는군요?"라고 묻자 정 부대변인은 "외국인이니까요"라고 답했다. 진행자는 "(답에) 약간 뼈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병무청은 (유승준이) 대한민국을 무시했다는 처사로 봤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저희가 봤을 때는 인기 가수였으니까 젊은 청소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인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