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북미 실무협상 기대감 엎고 '톱다운' 강조(종합)
외무성 대변인 "미국, 대북정대정책 노골화" 담화문
폼페이오 장관 비난하면서도 '정상 간 노력' 강조
실무진 배제하고 '톱다운'으로 해결하자 의미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북·미 정상이 친서를 주고 받으며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는 상황에서 북한이 돌연 찬물을 끼얹는 듯한 담화문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군다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등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번 담화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실무 당국자들을 명백히 구별하며 이중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점이 주목된다. 당국자들에겐 강한 비난을 퍼부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신뢰감을 표명한 것이다. 이는 결국 실무협상을 최소화한 '톱다운식' 대화 재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6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북·미정상들의 관계개선 노력을 역행하는 적대정책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을 직접 언급하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어느 한 기자회견에서 조미(북·미)실무협상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북조선경제의 80%이상이 제재를 받고있다는데 대해 모두가 기억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면서 제재가 조미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이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어 "폼페이오의 말대로 현재 미국의 제재가 우리 경제의 80%이상에 미치고있다면 100%수준에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인가"라면서 "이것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대조선적대행위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미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개선도, 조선반도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측 당국자들은 이러한 노력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실제로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노딜'의 원인을 미국에 돌리면서 그 핵심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꼽아왔다.
지난 4월 18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차기 북·미협상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볼턴 보좌관을 향해 "인간오작품은 하루빨리 꺼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질적 협상 총괄자들에게는 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는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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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은 폼페이오 장관·볼턴 보좌관 등 실무진을 배제하고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이어가자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변인이 담화문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지 않으면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고 경고하기만, 방점은 여전히 '대화'에 찍혀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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