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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시작해 에스티로더 아성 넘보는 '글로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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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브랜드 론칭 3년 만 1.3조원 '유니콘기업'으로 성장
고객들의 니즈 파악한 뒤 제품 생산...80% 이상 '만족'해야 제품 생산
밀레니얼 세대 공략한 '저렴이', 세컨브랜드 '글로시에 플레이'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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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 유명 블로거였던 에밀리 와이즈(Emily Weiss)가 론칭한 이 브랜드는 첫 화장품 출시 3년 만에 12억 달러(약 1조38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크리니크, 맥, 조말론 등을 보유한 70여 년 역사를 지닌 세계 최대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Estee Lauder)'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글로시에는 파워블로거 에밀리 와이즈가 차린 뷰티 브랜드다. 사실 글로시에는 블로그부터 시작됐다. 와이즈가 대학을 졸업하고 잡지사 보그(Vogue)에서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은 뒤 2010년부터 뷰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투더글로스(Into the gloss)'라는 뷰티블로그를 운영했다. 보그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뷰티 정보를 공유하고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의 화장품 사용법이나 피부 고민 등에 대한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여기에는 킴 카다시안이나 바비 브라운 등 유명인사들의 인터뷰들도 포함돼 있었고, 인투더글로스에 대한 인지도는 날로 높아졌다.

블로그는 매달 1000만 페이지뷰를 생성했고, 구독자 60%는 매일 블로그를 방문할 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한지 4년 만인 2013년 포러너 벤쳐스(Forerunner Ventures)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커스텐 그린의 제안으로 '글로시에'를 론칭했다. 첫 화장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대기자만 1만 명에 달했고, 에밀리 와이즈는 글로시에를 론칭함과 동시에 성공한 사업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시에는 화장품 출시 4년 만인 2018년 1억 달러(약 115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브랜드 론칭 5년 만에 캐나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또 기업가치 12억 달러를 평가받으며 지금까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받은 금액만 8600달러(약 998억원)에 달한다. 와이즈는 이례적으로 여성 창업자가 유니콘 기업의 수장이 된 영광까지 누리고 있다. 글로시에의 성장 비결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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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예측보다 고객의 목소리가 먼저"

에밀리 와이즈는 "대다수 화장품 제조사들은 고객에게 필요할 것 같은 제품을 예측해 출시한다. 화장품이 출시되는 전 과정이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전문가 대신 고객의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그의 철학은 글로시에 제품에도 반영됐다. 글로시에는 설문을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한 뒤 제품을 생산한다. 예를 들어 고객들에게 '원하는 클렌징의 조건'을 물은 뒤 돌아온 답변을 분석해 제품을 개발한다. 시제품이 완성되면 다시 고객들에게 '구입 의사'를 묻는다. 여기서 고객 80% 이상이 '구입 의사가 있다'고 답해야만 공식 제품으로 출시될 수 있다. 이런 복잡한 과정들 때문에 5년 동안 출시한 화장품은 35가지에 불과하다.

또 '슬랙(Slack)'이라는 업무 공유 채널을 통해 글로시에 고객 상위 100명을 초대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고객들은 슬랙에서 주당 1000건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 받고있는데, 글로시에는 이들의 대화를 참고해 제품 생산에 반영한다. 프라이밍 모이스처라이저 리치 페이셜 크림도 고객들의 대화를 참고해 생산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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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중점으로 두는 건 한 가지 더 있다. 글로시에는 광고모델이 없다. 고객이 모델이 된다. 공식홈페이지에는 제품보다 고객들의 후기 글들이 먼저 눈에 띈다. 상품 소개 페이지도 제품에 대한 정보보다 고객들의 후기 글이 상단에 올라와 있다. 후기를 남긴 고객에게는 리워드가 제공되기 때문에 후기가 제품 설명보다 구체적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추천을 많이 받은 만족 후기와 불만족 후기를 동시에 띄우기 때문에 고객들은 글로시에를 더욱 신뢰하고 있다.


글로시에는 이런 정책에 대해 "우리 고객들은 학생, 직장인, 주부 등 일반인들이다. 사람마다 피부 타입이 다른데 연예인들의 얼굴로는 제품을 소개할 수 없다. 고객들은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는 후기를 읽고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밀레니얼 세대 공략

글로시에의 성공에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고려한 첫 번째 공략은 가격이다. 글로시에 대다수 화장품들은 10달러대로 책정된다. 스킨케어 제품이나 세트제품들은 20~30달러 정도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의 중심에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글로시에는 고객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글로시에 전 직원 중 커뮤니케이션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이 가장 많다. 특히 글로시에 공식 인스타그램은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SNS중 하나로 팔로워만 200만 명이 넘는다. 수많은 팔로워들이 하루에도 수천 건의 메시지를 보내는데, 메시 한 건당 평균 답장 시간은 5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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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에밀리 와이즈는 물론 회사 전 직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를 진행한다. 피부관리비법이나 뷰티 노하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출근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콘텐츠 '겟 레디 위드 미(Get Ready With Me)'도 진행한다. 에밀리 와이즈는 자신의 결혼식 당시 메이크업을 생중계한 적도 있다.


최근 글로시에는 새로운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 플레이(Glossier Play)를 출시했다. 기존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강조한 글로시에의 세컨라인으로 색조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지금까지 공개된 제품은 컬러 아이펜슬, 멀티로 사용할 수 있는 글리터 젤, 쿠션 팁 립 등이다. 글로시에 플레이 제품들도 가격대는 14~16달러로 형성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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