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예비군훈련장, 총기 사고 방지 위한 자구책 마련
정작 관련 개정안은 1년7개월째 국회 표류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2015년 5월 1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소재 강동ㆍ송파 예비군 훈련장. 총탄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받은 예비군 최모씨가 표적을 향해 첫 발을 쐈다.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뒤돌아선 뒤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뒤에 서있던 예비군을 향해 1발을 쏜 뒤 주변에서 사격자세를 취한 예비군들을 향해 6발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씨는 9번째 총탄을 자신에게 쏴 목숨을 끊었다.


1993년 경기 연천예비군훈련장에서도 포 사격 미숙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했고, 1994년에는 서울 금곡예비군훈련장에서 오발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예비군 훈련장의 모습도 크게 바뀌었다.

2015년 사건 이후 전국 예비군 훈련장들은 총기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경기 지역 한 예비군 훈련장은 총기 장치를 자동식으로 교체했다. 통제관이 버튼을 눌러야만 실탄이 나가는 시스템이다. 또다른 훈련장은 사선쪽 전체를 투명 아크릴벽으로 완전히 막아버렸다. 허공에 대고 총을 쏘는 게 아니라 작은 구멍에 총구를 집어넣고 쏘게 하는 방식이다. 안전고리도 만들어 훈련 중 총기 분리가 불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전쟁 발발 시 예비군과 민방위는 관련법에 따라 동원 명령을 받고 지정된 장소로 소집된다.

전쟁 발발 시 예비군과 민방위는 관련법에 따라 동원 명령을 받고 지정된 장소로 소집된다.

원본보기 아이콘

아예 총기를 지급하지 않는 훈련장도 많다. 그러다보니 '반쪽짜리' 훈련에 그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예비군 이재준(32ㆍ가명)씨는 "예비군훈련을 가면 소총을 지급받는 날은 사격훈련이 있는 단 하루뿐이며 그마저도 탄창을 제거된 상태"라며 "안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훈련을 하면서 전혀 긴장도 되지 않고, 제대로 된 훈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국방부 차원의 대책도 나왔지만 향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방부는 현역 복무 때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전역자나 간부에 대해서는 예비군 훈련을 제외하는 방향을 고려했다. 그러나 정신병력 자체가 잘 인정되지 않고, 본인이 숨길 경우 드러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본격 도입은 쉽지 않았다.


국회에서도 예비군 관련 법령 개정 움직임이 있었다. 2017년 10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비군이 지휘관의 정당한 명령에 불복종하는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법안은 '불복종 예비군'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 처분을 주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법안 발의 1년 7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표류 중이다. 현재 이에 대한 처벌 수위는 여전히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다.

AD

현장의 예비군 지휘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경기 지역 예비군 훈련장 관계자는 "훈련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ㆍ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훈련장 차원의 대비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가장 기본적인 게 법률 개정인데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현장에서 혼란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