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정 기자 '독재자' 질문·태도 논란에 文 "불쾌하지 않았다"

靑 "文대통령, '공격적 공방 오갔어도 괜찮았겠다' 말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마치고 진행자인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을 진행했던 송현정 KBS기자에 대해 일각에서 태도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문 대통령은 오히려 '공격적인 공방들이 오갔어도 괜찮았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담 진행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거기에 대해 (청와대가) 판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대담이 끝난 이후에 문 대통령께서 불쾌해하셨다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날 문 대통령과 단독 대담 형태의 인터뷰를 진행한 송 기자를 향해 일각에서 진행자에 대한 비난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에게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라고 직설적으로 묻고 일부 문답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말을 끊고 진행하려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송 기자가 찌푸린 표정으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는 항의까지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KBS 수신료를 폐지해 달라' 'KBS는 문재인정부 2년 특집 대담을 본 국민에게 사과하라' 'KBS방송국 해체'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라는 등의 청원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송 기자가 본격적인 대담 진행에 앞서 "이 프로그램을 보는 분들은 문 대통령을 지지한 분도, 반대한 분, 지지했다 철회한 분, 뽑진 않았으나 지켜보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가능한 다양한 시선을 담은 질문을 드리겠다"고 고민을 드러내는 등 여러 진영의 질문을 담으려 한 노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영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인다. 전여옥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더듬고, 당황하고, 억지 미소를 짓는 표정관리로 최선의 방어를 했으나 결론은 송 기자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면서 송 기자를 향해 "멸종상태이다시피 한 진짜 방송 언론인"이라고 극찬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