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은행 대출 전면 혁신…혁신·중소기업에 3년간 100조 지원"

기업은행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코스닥 상장 기준 나스닥 수준으로 낮출 것"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IBK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 참석에 앞서 이 은행 본점 영업부를 방문해 기업 대출·여신 심사 담당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은행 대출 심사를 전면 개편해 혁신·중소 기업에 향후 3년 동안 100조원의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 문턱을 미국 나스닥 수준으로 낮추고 증권거래세도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혁신을 위해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12조5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금융 비전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금융이 함께 가는 새로운 길’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행사에서 "우리 정부는 과거의 금융관행을 벗어나 미래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혁신금융’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새 시대에 맞는 금융으로 변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은행여신시스템’을 전면 혁신할 것"이라며 "우리도 부동산 담보와 과거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기술력 같은 기업의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대표적인 혁신기업의 경우 기업이 보유한 순자산 가치 보다 시장이 평가한 기업가치가 훨씬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기술력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부터 ‘일괄담보제도’가 전면 시행된다"며 "기계, 재고, 매출 채권과 같은 동산과 채권, 지적재산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을 포괄적으로 활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일괄담보제도가 도입되면 부동산 등 물적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 진다.

기술 평가와 신용 평가를 통합해 기술력이 있으면 신용등급이 높아지도록 하는 ‘통합여신심사모형’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기관부터 도입해 민간금융기관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며 “향후 3년간 혁신·중소기업에 100조 원의 신규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 기업에 모험 자본이 공급되게 하기 위해 “바이오산업 등 혁신업종에 수익성과 원천기술, 미래 자금조달 가능성 등을 반영한 차별화된 상장기준을 마련해 코스닥 상장의 문을 획기적으로 넓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 간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바이오와 4차산업 기업 수가 38개였는데 앞으로 3년간 80개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중장기적으로 거래세와 자본이득세 간 역할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은 중소·중견기업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12조5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관광, 보건의료, 콘텐츠, 물류 등 유망서비스산업과 관련해서는 “향후 5년간 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해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금융 지원을 통해 주력 산업의 중소·중견 기업에서 일자리 4만 개,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13만 개 등 향후 5년 간 17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