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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Eye]팔, 다리 묶인 재건축·재개발… 하락세 이어질까

최종수정 2019.03.17 08:38 기사입력 2019.03.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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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서울시가 '성냥갑 아파트'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취지로 새로운 건축 가이드라인을 예고해서다. 서울시 정비사업장의 경우 이미 안전진단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단계별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자칫 정비 자체를 미루는 사업장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서울시가 내놓은 '도시·건축 혁신방안'의 방점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도시 경관을 고려한 건축 디자인을 유도하겠다는 데 찍혀있다. 그동안 정비계획안 수립 마지막 절차인 심의 단계에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계획안의 검토·조정을 시도했지만 위원회 심의만으로는 도시 맥락이 고려된 계획을 반영하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비사업 밑그림부터 관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자칫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정비사업장에서는 서울시의 이번 발표에 대해 자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사업장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이미 안전진단강화 등 정비사업 시작 단계부터 규제를 받았던 상황에서 이제는 밑그림조차 마음대로 그릴 수 없게 돼서다.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은 실제로 '꿈도 못 꾸게' 됐다. 정비계획 결정이 이뤄지는 심의 단계인 도계위 개최 횟수가 3회에서 1회로, 소요 기간은 20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되겠지만 자율성을 잃어버린 셈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성 높은 재건축·재개발을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실제 현 정비사업에서는 단계별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정비사업 첫 단계인 안전진단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면서 재건축 가능 조건을 갖추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종전 20%에서 50%로 강화하면서 살기 불편한 수준을 넘어, 물리적으로 건물 안전에 문제가 있는 상태여야만 재건축이 가능해져서다.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정비안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높이 규제를 시작으로 단지배치, 소셜믹스 등 서울시 기준을 모두 맞춰야한다.


최근에는 임대주택 반영 요건도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주택 재개발 법규에는 임대주택 의무비율이 30% 이하, 국토교통부 시행령에는 15% 이하로 규정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 이 비율이 10~15%다. 하지만 국토부는 앞으로 시행령 기준을 15%보다 높이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상황에 따라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의무비율이 없던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최근 강남, 용산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임대주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심의가 불발됐다.


공사를 마치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세금을 부담해야한다. 이미 추정치를 통보 받은 사업장은 물론 앞으로 사업을 진행해야할 곳들도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단독주택, 토지에 이어 아파트 공시가격까지 올리면서 부담금이 더 늘어나서다.


이런 탓에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규제 강화가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사업성 악화를 우려한 주민들이 정비사업을 미루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기조에 변수가 생길 것이라는 이유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도심에서 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은 재건축, 재개발 외에 없는 상황으로 집값 안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수급 시장에 맞는 적절한 완화와 유도 정책이 동반돼야한다"고 밝혔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 /

서울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 /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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