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 "공동제작 시스템으로 한계 극복했죠"

우리도 '극한직업'…제작자 "관객 500만명 예상했는데, 영화도 예측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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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1600만 돌파…역대 2위 흥행, 매출 1391억원

투자사 14년 일하다 제작 도전…열악한 환경에도 동료 있어 버텨


"마지막 편집본을 확인해보니 나쁘지 않았어요. 극장 관객 500만 명 정도를 내다봤죠. 그런데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더라고요."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 성적이다. 개봉 보름 만에 1000만 명을 돌파하더니 역대 박스오피스 2위(1620만1215명ㆍ12일 기준)에 올랐다. 매출액은 1391억4198만9136원. 제작비 95억 원의 약 14.6배다.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2014년)'의 1357억4839만8910원보다 많다. 한국영화 평균 관람요금이 2014년 7619원에서 지난해 8186원으로 오른 영향이다. 극한직업을 제작한 김성환 어바웃필름 대표는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영화는 예측이 불가능한 분야다.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흔들릴 수 있다"면서 "손해만 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서인지 아직도 뭐가 뭔지 얼떨떨하다"고 했다.

-문충일 작가가 쓴 시나리오 초고를 읽고 욕심을 냈다던데.

"마약반 형사 다섯 명이 치킨가게에서 잠복근무를 한다는 설정이 좋았다. 장사가 잘 된 뒤에 정체성을 회복하는 전개도 마음에 들었고. 좋은 아이디어라서 다양하게 발전시킬 여지가 충분해 보였다."


-제작사 해그림이 창작을 진행하고, CJ ENM이 투자를 결정한 뒤 제작 제안을 받았다.

"시나리오 개발부터 착수했다. 배세영ㆍ허다중 작가를 각색에 불러들여 완성도를 높였다. 마약반 형사 다섯 명에게 고른 비중을 할애하면서 후반부 전개에 힘을 실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명대사도 만들었고. 이병헌 감독은 그 위에 특유 리듬과 색깔을 가미했다. 작가들이 좋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잘 했다."

-왜 이병헌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겼나.

"코미디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연출자가 필요했다. 이 감독은 '스물(2014년)', '바람 바람 바람(2017년)' 등을 통해 이미 그 실력을 입증했다. 이 영화의 성향과 잘 맞을 것 같기도 했다. 기대한대로 그만의 리듬과 색깔을 잘 버무려 영화의 맛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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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이 '과속스캔들(2008년)' 각색에 참여했을 때부터 친분을 쌓았던데.

"만나도 일과 관련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냉면을 먹으려고 만났다가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제안하게 됐다. 아이픽처스, 바른손, 디씨지 플러스 등 영화투자사에서 14년 동안 일하면서 좋은 영화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을 내 주변으로 불러 모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고 있다."


-갑자기 제작사를 차리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투자사에서 근무하며 하고 싶은 작품을 놓치는 경우가 적잖게 있었다. 회사의 결정을 따랐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그 때마다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한 게 창업으로 이어진 듯하다."


-제작 전반을 관장한 '올레(2016년)'와 공동 제작으로 참여한 '도리화가(2015년)'가 부진한 성적을 남겼는데.

"올레의 경우 작품 내적으로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채두병 감독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원하는 만큼 찍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 제작비가 적은 편이라서 의도치 않게 제약을 많이 가했다. 극한직업을 준비하면서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다행히도 공동 제작 시스템이 적용돼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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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작은 도박에 비유될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극한직업으로 성공하기까지 마음고생이 많았을 듯싶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고생했다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것만큼은 사실이다. 의도치 않게 특정 작품이 마지막 촬영이 될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다음 작품을 촬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 것 같다."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그냥 버텼다. 가족, 감독, 작가들을 생각하며(웃음). 솔직히 사업을 접어야할지 여러 번 고민했다. 성공을 확신할 수가 없다 보니 근심을 내려놓을 수가 없더라. 그런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책임감이 생겼다. 내가 열심히 하면 동료들이 나머지를 채워준다고 믿었던 것 같다. 영화는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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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이 성공해서 다음 영화를 제작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울 것 같다.

"아무래도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긴 듯하다. 차기작은 손재곤 감독의 '해치지 않아'다. 폐업 직전의 동물원을 살리는 내용이다. 제작진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에도 웃었으면 좋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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