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법농단' 연루 법관 10명 추가 기소…전·현직 대법관은 포함 안돼
"권순일 대법관, 차한성 전 대법관은 범행 구체화되기 전 퇴직하거나 보직 이탈"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검찰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10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전·현직 대법관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수뇌부 4명을 기소한 데 이어 각종 혐의에 가담한 이들 법관들까지 기소하면서 8개월 간 이어진 사법농단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5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등 전·현직 법관 10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성창호·조의연 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 심상철 전 서울고등법원장,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ㆍ선임재판연구관 등도 기소명단에 포함됐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과 유해용 전 연구관 등 2명만 전직이고 나머지 8명은 현직이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첫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65) 전 대법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한 권순일(60) 대법관은 기소대상에서 빠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재임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범죄인데, 초반에는 약하게 진행되다가 2015년 전후로 범행이 구체화되고 심각해진다"면서 "권 대법관이나 차 전 대법관은 당시 보직자 보고라인은 분명하지만 범행이 구체화되기 전에 퇴직하거나 행정처 보직에서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이민걸 전 실장은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소송 항소심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 모임을 와해하려한 혐의도 있다. 또 2016년 박선숙·김수민 등 당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유·무죄 심증을 파악해 알려달라는 국민의당 관계자의 부탁을 받고 이를 전달한 혐의도 있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에 파견된 판사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빼내오도록 지시하고 매립지 귀속 분쟁 사건과 통진당 행정소송 등 재판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은 법원행정처 지시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재 원장의 특허소송 진행상황을 파악해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임성근 전 수석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지시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카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체포치상 사건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씨를 정식재판에 넘기기로 한 재판부에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정운호 게이트'가 법관 비리로 확산되자 이를 은폐하려는 법원행정처의 지시로, 후배 법관에게 수사기밀을 빼내 보고하도록 한 신광렬 전 수석부장판사와 이를 실행에 옮긴 성창호·조의연 부장판사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은 2016년 서울서부지법 소속 직원들의 금품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후배 법관을 시켜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 수사기관 진술 내용 등을 수집해 보고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심상철 전 고등법원장은 통진당 행정소송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해달라는 법원행정처의 요구를 받고 이를 실행한 혐의를 받는다. 방창현 전 부장판사는 통진당 의원 행정소송 선고가 있기 전에 선고결과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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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사법농단에 가담한 판사 66명에 대한 비위사실을 대법원에 통보한다. 대법원에서는 이를 토대로 현직 판사들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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