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탐날 만큼 좋게 먹어야 해요. 결국 내가 먹는 거잖아요” 물고기들의 고향 직원 인터뷰(2) 유원종 과장
“자연산이 과연 좋은 걸까요?” ‘자연산 활어’가 수 십 만원을 호가하고 ‘천연’과 ‘친환경’, ‘유기농’ 등의 용어만 들어가도 당연히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이 시대에, 물고기들의 고향 유원종 과장은 이 당연하기만 한 명제에 질문을 던진다. “바다와 하천이 오염되었는데 과연 70~80년대처럼 물고기들과 생태계는 안전할까?”라는 질문을 품고 20년 전부터 지속 가능하면서도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수산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 남다른 방식으로 물고기들을 키워온 물고기들의 고향의 직원 유원종 과장을 통해 유기 수산양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예전에는 화학회사에 다니셨다고 들었다. 전혀 다른 분야인데, 처음에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는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생각의 개념을 바꾸는 일이었다. 화학회사 다닐 때는 항상 화학약품에 닿지 않도록 조심했고, 씻어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 습관이 남아 수조 물도 매일 갈아주고 이끼도 다 없애고 깔끔히 한다고 하는데 오히려 물고기들이 더 많이 죽었다. 매일 새로운 물로 갈아주니 물고기들에게는 스트레스였던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물고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속 미생물’과‘물고기의 항상성’이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로는 물을 갈 때도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갈지 않도록 노력한다. 물을 갈면서 유익한 균이나 미생물들도 같이 나가기 때문이다.
―보통 깨끗한 물에서 잘 사는 거 아닌가? 어떤 물이 좋은 물인가?
물고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좋은 물은 유익 미생물이 활성화되어 있어 유기물을 잘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물이 좋은 물이다. 무균실이 건강에 좋은 것이 아니지 않나. 균이 아예 없는 상태가 좋은 것이 아니라 유익 미생물이 많이 살아있는 물이 물고기가 살기에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학물질이 없어야 한다. 화학물질은 미생물이 분해하는데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물속에 축적되어 있다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수조에 약품이나 수질정화제로 화학약품을 넣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때 세균 뿐 아니라 유익 미생물도 함께 죽는다.
―양식도 농사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 요즘 물고기 양식은 인건비와 사료 효율이나 병 치료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시설양식이다. 적은 면적에 많은 마릿수를 키우려다 보니 항생제는 필수적이다. 사료에도 영양제, 비타민, 소화제 등 화학성분들이 많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물고기들의 고향은 인공 저수지 보다는 노지 저수지를 고집한다. 노지 저수지는 지열이나 통기성 같은 땅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 저수지가 병균으로부터 아예 차단하려는 무균실이라면 자연저수지는 발효실이다. 그래서 잠자리도 머물고, 새도 머물다 간다. 미생물들과 좋은 유익미생물들이 공생하며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최근에 알려진 유익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플락 양식이 이런 가치관과 비슷한 양식법인 것 같다. 일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처음에 왔을 땐 유기농에 대한 개념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이었다. 그런데도 그 시절에 사람인 내가 탐이 날 정도로 사람 먹는 것보다 사료의 품질이 더 낫다는 것이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자금의 압박과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그렇지만 먹이사슬 끝에 결국 사람이 먹게 된다는 걸 생각하면 힘들더라도 까다롭게 키울 수밖에 없다. 요즘 질병의 대부분은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먹어서 생기는 병들이 대부분 아닌가.
―사람이 탐날 정도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물고기들의 고향은 물고기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소개해 달라.
직원들 모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은 “오늘 먹은 음식이 곧 나의 피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고기들이 먹는 사료의 원료에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팔금도 왕새우 경우에는 유기농 대두박과 유기농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특제 사료를 먹이고 있다. 새우에게 웬 유기농사료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료비가 더 들더라도 새우가 오염된 먹이생물을 먹고 유전자변형 된 콩을 먹여 2차로 오염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먹이사슬 차원에서 생각하면 자연산이라고 꼭 좋다고 볼 수 없다. 수산물의 중금속 오염 등은 예전에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요즘은 기정 사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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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산자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지
우리 물고기들의 고향의 수산물의 가치를 알아주시고, 우리의 생각과 마인드에 대해 공감해 제 값 주고 사드시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해주실 때가 가장 보람 있고 뿌듯한 순간이다. 단백질은 세포를 구성하는 모든 곳에 필요하고 어디에 있든 면역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가면역질환이 있다면 먹는 것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고기들의 고향은 1997년부터 설립되어 수산 단백질 공급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고 앞으로도 그 방향을 위해 달려갈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양식사업이나 어느 분야든지 시간이 결국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려면 빨리 키워서 빨리 팔아야 한다. 그러려다 보니 모든 음식이 패스트푸드화 되고 있다. 그렇지만 물고기들의 고향의 제품들은 슬로우푸드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실정 상 아직 수산물에 있어서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도매상들로부터 무항생제와 유기 수산물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제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부심 있지만 판매하기가 힘들다. 시장의 흐름에 타협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유기 수산물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나갈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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