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가 9일 삼성과 현대차, 롯데를 제외한 주요그룹의 인사 특징을 분석한 결과, 재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시계(視界)를 관망하거나 우회하는 대신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지는 정공법을 택했다. 연초에도 경기침체와 정국불안이 이어지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조치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위기대응형 인사 대신 위기극복형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와 LG, GS, 한진, 신세계, CJ, 한화, 현대중공업 등 재계 상위권 그룹은 1960년대 출생한 50대 경영진을 주력계열사 부회장과 사장에 승진시키고 50대 미만의 임원도 다수 배출했다. 오너가 3, 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 것도 오너가가 앞장서서 책임경영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세탁기박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엔지니어 출신도 대거 중용되면서 성과를 기반으로 한 현장중심의 인사도 굳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그룹이 올 시무식을 조촐하게 치르면서도 신년사에 혁신과 변화, 경쟁력강화 등의 화두를 제시한 것이 인사에도 반영됐다"면서 "이 같은 인사기조는 삼성과 현대차, 롯데 등의 임원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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