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반도체 호조와 중동發 하방압력, 더 큰 요인 따라 성장률 갈릴 것"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자설명회
전망치 상회 배경…"반도체 예상보다 더 좋았다"
1분기까진 중동 영향 크지 않아…"성장 하방압력은 분명"
"전쟁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 향후 전망 가늠 어려워"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전쟁으로 성장 하방 압력이 커진 것은 맞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중동 전쟁 이후에도 계속되면서 긍정과 부정 요인이 상존해 있는 것으로 봤다. 어떤 효과가 더 클지에 따라 올해 2분기와 연간 성장률도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 기자설명회에서 "우리 경제의 핵심 요인으로 살펴보면 중동 전쟁으로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도체 수출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2분기부터는 정부 정책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7%로 급반등한 배경에 대해서는 "민간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투자도 반도체 공장 증설과 신규 주택 착공 증가 영향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데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한은 전망치인 0.9%를 큰 폭 상회한 데 대해선 "(2월까지만 해도)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 줄은 예상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국장과의 일문일답.
-1분기 성장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알려달라
▲1.69%다.
-2월 한은 전망치와 오차가 꽤 컸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거라고는 다들 예상하고 있었다. 근데 대표적인 반도체 두 기업의 실적을 생각해보면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 줄은 올 초반까지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또 다른 요인은 건설투자다. 건설투자는 당초 우려보다 좋게 나왔다. 민간소비도 증가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우리 경제의 5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지난해 1분기처럼 안 좋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면 성장률이 버티긴 힘들었을 것이다. 기본 베이스를 민간소비가 해줬다.
-중동 사태로 인한 하방 요인은 몇 %쯤 되나
▲1분기에 미친 중동전쟁 영향은 크지 않았다 말씀드릴 수 있겠다. 전쟁은 2월28일 발발했지만 3월 하순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 선박이 들어왔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1분기 90일 중 중동 영향은 열흘 정도다. 본격적인 영향은 4월에 나타날 거라고 본다.
-2분기 전망을 해달라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는 상방 압력이 커졌고 성장은 하방 압력이 생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중동 전쟁 영향이 향후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많은데 사실 이건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만 봐도 방향성이 다르다.
▲또 하나,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도 반도체 중심 수출은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 민간소비도 4월 소비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신용카드 모니터링에서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 경제의 여러 요인 중 핵심 요인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중동 전쟁으로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고 반대로 반도체 수출의 호조와 2분기부터 나타날 정부 정책 효과는 긍정 영향이 될 거다. 이런 부정 효과와 긍정 효과 중 어디가 더 클지에 따라 2분기 성장, 연간 성장에 나타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내수 위축 우려는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나. 1분기 영향으로 2분기나 연간 전망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유가가 오르면 국내 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 요인이 나타날 수 있어 내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실질 GDI가 큰 폭 올랐고 이건 수출가격이 상당 폭 오른 데 기인한다. 풀어 말하면 기업 영업이익이 커질 거고 그에 따라서 설비투자를 업 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 실적이 확대되면 임금도 상당히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영업실적이 크게 좋아지면 올해와 내년 법인세도 상당 폭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이 역시 유가가 오르는 부정적 영향과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발생하는 플러스 요인 중 어느 것이 더 클 것인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반도체 기여를 걷어내고 나면 성장률은 어느 정도인가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비중은 55% 정도 된다.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 기여도의 정확한 수치는 6월 잠정 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대만은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 힘입어서 전년 대비 7.3% 이상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1분기 성장률이 높다고 했지만 상당 부분 차이가 나는데
▲대만은 IT 수출 비중이 우리보다 3배 높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우리나라도 3.6% 성장했다. 그 관점에서 7.3%와 3.6%를 단순 비교하면 1분기 우리나라의 퍼포먼스도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질 GDI가 큰 폭 오르긴 했는데 교역조건 개선으로 보면 되나
▲실질 GDI가 GDP를 상회한 것은 수출품 가격 상승, 주로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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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오른 이유도 설명해달라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제일 컸다. 이 외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투자도 좋았고 법인들의 전기차 구매도 설비투자 플러스 전환에 영향을 줬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9월부터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착공이 늘어난 결과다. 공사비 문제로 재개발 사업장 사업 진척이 늦춰졌는데 일부 지역에서 공사비가 타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건설투자는 지난해 1분기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공사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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