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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는 풍경] 수제화 명맥 한땀한땀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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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업계 젊은피 수혈, 평균 21세 청년 5명에겐 새 일자리 지원 일석이조

김태연(앞쪽)씨와 임영택씨가 재봉틀을 이용해 가피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서울시)

김태연(앞쪽)씨와 임영택씨가 재봉틀을 이용해 가피 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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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하루가 지난 것 같지 않아요. 그저 한두 시간 지난 느낌이에요. 일을 하면 시간이 그만큼 정말 빨리 가요. 무언가를 배우니까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어요."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IT종합센터 2층 메이커스페이스의 한 강의실 문을 열자 본드 냄새가 진동했다. 재봉틀 앞에 앉아 있는 청년들이 바늘에 실을 끼우는 눈빛이 날카롭다. 이곳에서 만난 임영택(22)씨는 "처음엔 가죽을 자르고 본드로 붙이는 일이 장난처럼 보였는데 재봉틀 작업을 시작하니 다르다는 걸 느꼈다"며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신발이 맞지 않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발은 선으로 시작해서 선으로 끝난다"며 제법 배운 티를 냈다.
임씨는 매일 아침 센터로 출근해 하루 8시간씩 일을 한다. 그는 서울 수제화 아카데미 제조 기술자 교육 과정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고령화 된 수제화 업계에 뉴딜일자리 정책을 결합시켜 수제화 산업 부흥을 도모하고 있다. 그 방편으로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취업을 연계한 과정을 통해 수제화 업계에 신규 인력으로 진입시키는 것이다. 1년 과정이며 참여자들은 월급 130만원(시급 6200원)을 받는다. 시는 5명 추가 인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시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고령화된 수제화 기술자의 명맥을 잇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임씨를 포함해 이곳엔 총 5명의 청년들이 있다. 평균 나이는 20.8세. 취업난 속에서도 보수가 좋고 편한 일자리만을 찾는 현실에서 이들은 남들이 눈여겨 보지 않는 곳에서 노동의 의미를 배우고 있다. 임씨는 "친구들에게 이런 과정이 있다고 하면 잘 안 믿는다"며 "신발을 배우고 나면 다른 잡화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방이나 쇼핑백 등 여러 방향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살 김태연씨는 강사들이 칭찬하는 우등생이다. 학습 능력도 빠르고 센스 있게 일처리를 한다. 김씨는 "수제화 시장에서 일 하시는 분들의 평균연령이 58세"라며 "20살인 저는 그들과 다른 장점이 있다고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씨는 수제화 교육 과정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것도 하나의 약속"이라며 "신변에 변화를 미칠 정말 중요한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수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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