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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서양인 주치의에 하사한 족자, 문화재 됐다

최종수정 2016.02.11 15:16 기사입력 2016.02.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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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미국인 간호선교사 발행 '간호교과서' 문화재 등록 예고

고종황제 하사 족자

고종황제 하사 족자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19세기 말 고종이 자신의 주치의였던 에비슨(Oliver R. Avison, 1860~1956년)에게 하사한 족자가 문화재로 등록됐다. 에비슨은 1893년 8월 말 서울에 도착한 후 고종의 피부병을 치료한 인연으로 10년간 왕실 주치의로 활동한 캐나다 출신 의료 선교인이다.

문화재청은 '고종황제 하사 족자'를 등록문화재로 제656호로 등록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이 족자는 가로 34.4cm, 세로 170cm 크기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 소장품이다.
이 족자 가운데에는 ‘投良濟堯帝時巫咸’라는 문구가, 오른쪽에 하사받는 사람을 명시한 ‘宜丕信 大人 閣下’이 기재돼 있다. 이름 위쪽에는 각각 ‘투량뎨요뎨시무함’, ‘의비신 대인 각하’와 같이 한글 음을 작은 글자로 적어 놨다. 投良濟堯帝時巫咸(투양제요제시무함)은 ‘좋은 약을 지어 주는 것이 요나라 황제 때의 무함이다’라는 뜻이다. ‘무함’은 사람의 생사와 존망까지 알았다는 요나라 때의 전설상의 인물로, 황제는 이 사람을 공경하여 신무(神巫)라 하고 재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宜丕信 大人 閣下(의비신 대인 각하)에서 ‘의비신(宜丕信)’은 에비슨의 한자명 표기 중 하나로, 족자를 하사받은 사람이 에비슨임을 알 수 있다.

족자의 아랫부분에도 가운데 글귀(投良濟堯帝時巫咸)의 뜻을 9행에 걸쳐 한글로 작게 풀어 놓았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을 배려하여 적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10행에는 가운데가 태극문양이고 그 외부를 괘(卦)와 글씨가 둘러싸고 있는 작은 인장이 찍혀 있다.

간호교과서(상권) - 내지

간호교과서(상권) - 내지


한편 이날 문화재청은 미국인 간호선교사가 간행했던 '간호교과서'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도서관 소장 '간호교과서' 상권(1908년)·하권(1910년)으로, 마거릿 제인 에드먼즈(Margaret Jane Edmunds, 1871∼1945년)가 지은 책이다.

에드먼즈는 미국 북감리회 여자해외선교부의 간호선교사로 1903년 3월 서울로 왔으며, 그해 12월 보구여관(保救女館, 188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전문병원)에 간호원양성학교를 설립하고 초대 간호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에드먼즈는 간호원양성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교재도 없이 수업이 진행되는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고자 이 책을 발행했다. 이 책은 의학사 연구뿐만 아니라, 20세기 초기의 의학용어 한글 번역과 우리말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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