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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노신사에 "딱 5분만 들어주세요"…25억 투자 이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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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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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의 벤처, 운명의 그 순간]⑧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운명적 만남, 그리고 5분의 열정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5분만...딱 5분만 들어주세요."
지난해 5월 스타트업 컨퍼런스 '비론치 2013' 행사에서 이창수 파이브락스(5Rocks) 대표(36)는 일본인 노신사에게 매달렸다. 이제 막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파이브락스의 개발을 마친 터라 행사장 내 한구석에서 판촉 업무에 주력하던 때였다. 이 대표는 마침 그곳에 앉아 있던 일본인과 인사라도 나눌 겸 명함을 건넸는데 알고 보니 일본 유명 벤처투자사 대표였던 것. "바쁘니 다음에 보자"며 떠나려던 그에게 이 대표는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며 딱 5분만 제품 소개할 시간을 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명함을 받으니 야스히코 유리모토 글로벌브레인 대표여서 너무 놀랐어요. 평소 일본에 진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 '사무라이 벤처 서밋'과 '비대시 캠프'같은 일본 컨퍼런스 행사에 참가하기까지 했죠." 이 대표는 "일본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는데 유리모토 대표는 첫인상부터 묘하게 끌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5분간 이 대표의 정성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유리모토 대표는 파이브락스에 큰 관심을 보였고 다음날 아침 정식 미팅을 갖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파이브락스는 회사명과 동일한 모바일게임 분석 및 운영 플랫폼인 파이브락스의 개발사로 지난 2010년 '아블라컴퍼니'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다. 파이브락스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게임 사용자를 행태별로 분석해 그 결과를 게임 운영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게임사에게 제공해주는 B2B 서비스다. 이 대표는 "현재 한국과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 1200여개사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과거 SK텔레콤에서 병역특례로 4년간 근무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온라인 게임회사에서 1년 반 동안 일했다. 대학시절 1년간의 교환학생도 일본으로 다녀올 만큼 일본에서 창업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다. 유리모토 대표와 정식 미팅을 가진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파이브락스의 장점, 비즈니스 전략, 일본 진출 목표 등을 일본어로 상세히 설명했다. 결국 이 대표는 같은해 8월 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25억5000만원의 투자를 이끌어 내 일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당시 유리모토 대표가 자사 직원들에게 '한국에서 대박 하나 건졌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더라구요." 이 대표는 "당시 저희뿐만이 아니라 유리모토 대표도 상당히 흥분해 있었던 것 같다"며 "글로벌브레인이 운영하는 KDDI 펀드는 방침상 B2C에만 투자하게 돼 있는데 우리가 B2B로는 최초로 투자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파이브락스의 글로벌 진출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대표는 일일이 고객사를 유치하는 것 보다는 이미 많은 고객사를 확보한 글로벌 회사와 제휴를 맺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미국 최대 모바일 광고 기업인 탭조이와 접촉을 시도했다.

"올해 3월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개발자컨퍼런스(GDC) 저녁 파티에서 탭조이를 처음 만났는데 당시 주변에 있던 해외 기업 대표들이 찾아와 '파이브락스 너무 잘 쓰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죠. 그 덕분인지 탭조이가 미팅 3일 만에 '제휴 말고 인수 하자'는 의사를 전해왔어요."

올해 8월 탭조이가 파이브락스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글로벌시장으로 본격 진출하는 기회를 잡았다. 서로간의 호흡도 잘 맞아 내년 3월에는 파이브락스와 탭조이가 공동 개발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모바일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결국 그 가운데서 돈이 아닌 진짜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업은 생존할 것"이라며 "탭조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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