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내가 천국에 갈 확률 테레사 수녀보다 높다? 꿈깨라, 당신
이그노벨상 수상자 로랑 베그 교수의 신간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그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에서 획기적이고 기발한 연구성과를 낸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미국의 유머과학잡지에서 시작한 상으로, 올해 이그 노벨상 심리학 부문은 로랑 베그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 사회심리학 교수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술을 마신 사람은 자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재밌는 가설을 입증해 이 상을 받았다. 로랑 베그 교수가 다음으로 주목한 주제는 "내 주위엔 착한 사람뿐인데, 왜 세상은 이따위로 흘러가는가?"이다. 여기에 대한 연구결과가 신간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이다.
로랑 베그 교수는 우리 모두가 "착하고 예의있고, 개념있는, 도덕적인 인간이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다. 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 따라 우리의 도덕성이 좌우되기도 한다. 이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된 결과다. 조깅하는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때 더 열심히 달리고, 공중화장실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볼일을 보고 손을 씻는 빈도가 높아진다. 전화보다는 직접 얼굴을 보고 부탁하면 그 요청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은 반면, 성금을 봉투에 넣어서 내게 하면 모금액은 확연하게 줄어든다.
이처럼 우리가 남의 눈을 의식해서까지 도덕적 인간이 되려는 이유는 사회에 편입되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이 속한 사회가 좋은 사회이건 나쁜 사회이건 신경쓰지 않고 잘못된 일도 모방하려 한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좋은 예이다. 이는 우리의 행동이 사회적 기대에 얼마나 잘 부응하는지에만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도덕적 인간, 즉 '호모 모랄리스'들은 '함께 잘 살고 싶다'는 욕망에 다소 비겁해 보이는 행동도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저자는 우리가 심각한 '평균의 착각'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중간 이상은 된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고, 남보다 '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1000명의 일반인에게 죽어서 천국에 갈 것 같은 유명인을 물었더니 마더 테레사가 79%, 마이클 조던이 65%, 다이애나 왕세자가 60%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자기가 죽으면 천국에 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무려 87%나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덕적 인간으로 구성된 도덕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강요와 위협, 억압적 통제는 정답이 될 수 없다. 출입 자동기록시스템 같은 인력감시수단을 많이 설치해놓은 직장일수록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반감을 품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렇다고 우리가 흔히 아는 채찍과 당근과 같은 보상이 좋은 사회를 만들지도 않는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 결과들을 소개하면서 결국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도덕적인 인간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는 만큼 도덕적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니체는 말한다. "자신의 부도덕한 짓에 얼굴을 붉히는 것부터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간다면 결국은 자신의 도덕성에도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로랑 베그 / 이세진 옮김 / 부키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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