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과 공정성 확보’, ‘자정력 강화’, ‘인권 수사’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검찰 개혁 과제에 머리를 맞댄 외부 인사들은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해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 확보’, ‘자정력 강화’, ‘인권 수사’를 핵심 과제로 꼽고 이에 대한 개선을 검찰에 주문했다.


검찰개혁심의위원회(위원장 정종섭 서울대 교수, 이하 검개위)는 5일 그간 7차례에 걸쳐 논의한 내용을 담은 검찰 개혁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검개위는 최우선 과제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검개위는 그간 특별수사를 총괄해 온 검찰총장 산하 직수부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폐지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취지를 살린 검찰의 책임의식과 자율성을 강조했다.


검개위는 중수부를 대신해 일선 청의 특별수사를 지원·지휘할 수 있는 부서를 조속히 대검에 설치하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서가 강화되어야 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기준은 ‘권력통제와 절차적 투명성 확보’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개위는 또 엄정한 수사 감독과 투명한 지휘절차를 위해 ‘특별수사 지휘지침’을 마련토록 주문했다. 중수부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을 막기 위해 대형사건의 경우 대규모 전문 수사인력 동원을 위한 맞춤형 T/F를 운용하고, 특정 전문분야별로 수개의 중점검찰청을 지정해 전국 최대 지검인 서울중앙지검의 기능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원전비리 수사단 등 맞춤형 T/F를 구성하고, 서울서부지검을 식품안전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하는 등 검찰 안팎의 논의를 수용해 왔다.


검개위는 또 임용단계부터 철저한 검증으로 인품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인재들로 검찰 조직을 구성하고, 내부비리를 통제할 감찰조직에 특별조사관 등 외부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도록 주문했다. 검개위는 제보자 보호규정을 명문화해 내부 고발 여건을 보장하고, 비위로 물러난 검사의 경우 변호사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변호사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난달 검사 관련 비위사건을 전담하는 특별감찰과를 감찰본부 내에 신설하고,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감찰정보 수집?분석 및 감찰기획 업무를 전담하는 감찰기획관을 둘 방침이다. 비위검사에 대한 변호사 등록 제한은 물론 불법수익을 박탈할 수 있도록 ‘검사징계법’도 개정할 계획이다.


검개위는 국민 참여를 통해 검찰 수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전국 고검 산하에 ‘검찰시민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공개모집을 통해 객관성이 확보된 시민들로 위원을 구성하고 심의대상을 넓혀 검찰 업무 전반에 실질적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실질적인 조언으로 시민위원회를 도울 의사, 공인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자문단의 설치 역시 함께 권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검찰시민위원회 운영규정을 고쳐 전국 5개 고검에 검찰시민위원회를 설치해 직무상 중요범죄를 심의토록 하고, 위원 위촉은 사회 각 분야로부터 추천·공개모집을 의무화했다.


검개위는 또 ‘인권보호 수사준칙’, ‘인권보호를위한수사공보준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수사기관의 인권침해 여부를 시민위원회 산하 ‘시민모니터링단’이 점검하도록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검개위는 수사 외압 논란을 잠재울 수 있도록 일선 수사검사가 상급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검찰의 업무처리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당사자 역시 자신들의 사건 관련 기록, 불기소 기록과 고소·고발 내역 등을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대검은 20년 넘게 이어져 온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독대 주례면담보고를 지난 4월부터 폐지하고, 일선 수사팀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되 논의가 필요한 경우 검찰총장과 검사장, 대검 주무부서 관계자부터 실제 수사담당자까지 함께 자리해 토의하고 결과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도록 수사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검개위는 위원장을 맡은 정종섭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오영근 한양대 교수, 하태훈 고려대 교수, 명동성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이광범 법무법인 엘케이비엔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최혜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이창민 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신종원 서울 YMCA 시민사회부장 등 전체 10명 가운데 9명이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됐다.


검개위는 지난 4월 24일 출범 이래 검찰 특별수사체계 개편, 검찰권 행사의 시민 통제, 인사제도 개선, 감찰 강화 등 중요 검찰 개혁 쟁점에 대해 한 달 넘게 논의해 왔다.


정종섭 위원장은 비교적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데 대해 “형사정의 실현과 인권 옹호를 위한 국민의 기관이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끌거나 상투적인 논의 대신 빠른 개혁안 도출로 바로 실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소회를 전했다.


검개위는 “권고사항에 대한 검찰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후속조치와 철저한 실천을 기대한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한 검찰 스스로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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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검찰청 역시 채동욱 검찰총장 취임 후 2개월간의 검찰개혁 추진경과 발표와 더불어 “검개위 권고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이를 반영해 조속한 시일 내 검찰 개혁방안을 보완·확정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지난 4월 초 취임 일성으로 "검찰개혁이 결코 ‘검찰을 위한 개혁’이 되거나 ‘검찰에 의한 개혁’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검찰’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찰개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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