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유통업체 사이에 최근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에 투자한 업체는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반면 WBC에 후원한 업체는 조기탈락에 울상이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지난해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이후 2011년 대비 워킹화 매출이 23% 증가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프로스펙스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함께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의 로만손과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디올도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연아 선수가 대회에서 착용했던 제이에스티나 제품인 '레 미제라블 (Les Miserables)' 귀걸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제이에스티나 관계자는 "백화점 매장에서 단체주문이 쇄도하는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김 선수 덕분에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WBC에 후원한 기업은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제일모직은 WBC 출전한 야구대표팀의 단복을 후원했지만, 대표팀은 예상 밖으로 고전하면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제일모직은 야구 대표팀의 활약으로 '야구붐'이 일어나면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위해 사은품, 한정판매 기획 그리고 원단 확보 등의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 지난 2010년 월드컵 축수대표팀 단복 후원으로 어마어마한 홍보효과를 누렸던 터라 이번 WBC도 기대했던 것이 사실. WBC 예선 탈락 이후 갤럭시 매장 내 야구팀 광고물도 내린 상태다.
매장에서 대표팀 단복과 넥타이가 판매되고 있지만, '야구대표팀 단복'으로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 갤럭시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표팀 정장은 78만원이며 넥타이는 13만원대다. 넥타이도 전시돼 있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는 "색감이 좋아 예복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대표팀 단복이라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단복 후원은 매출의 확대보다는 브랜드의 이미지 상승에 목표를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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