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복후 생기는 새로운 암 어떻게 검사하나
암 생존자 2차암 위험 정상인보다 2배가량 높아
추적관찰치료와 별개로 건강검진 반드시 받아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암 생존자 100만명 시대'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여기서 생존자란 암 진단 후 5년 이상 살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어쨌든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암 진단이 곧 사망선고는 아닌 시대가 왔구나"하고 안도할 법하다. 그렇게 사람들이 진단과 치료성적에 매달리는 동안 다소 소외 받아온 분야가 있다. 그 100만명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들은 결국 어떤 질병을 겪게 될 것이며, 건강은 완전히 회복됐는지 등 생존자의 '삶의 질'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 부분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지만 오늘은 '암 생존자의 암 검진'에 대해서만 알아보려 한다. "암에 걸렸다 완치됐는데 또 무슨 암 검진이냐" 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돌아온 암, 퍼진 암 그리고 또 다른 놈

암 생존자 100만명 시대이니 전문용어 몇 개는 알아두자. 처음 생긴 암을 원발암(primary cancer)이라 부른다. 원발암이 발생했던 곳 혹은 매우 가까운 장소에 그 암이 다시 생기면 재발이다. 전이는 원발암이 원래 위치에서 먼 곳에 나타난 경우다. 즉 살아남은 암세포가 타 장기로 퍼진 게 전이다. 물론 치료는 원발암의 장소로부터 멀어질수록 어렵다.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암은 2차원발암(second primary cancer)이다. 원발암과는 무관한 새로운 암이다. 유방암세포가 폐로 옮겨가 암을 일으키면 폐로 전이된 유방암이지만, 전혀 새로운 암이 폐에 생겼다면 2차원발암으로서 폐암으로 진단된다.

결국 암 생존자는 재발과 전이뿐 아니라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다른 암이 새로 생길 위험을 동시에 안고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암 생존자가 정상인에 비해 2차원발암에 걸릴 위험이 2배가량 높다는 것이다. 본래 암에 취약한 유전자를 타고 났을 수도, 원발암 치료가 또 다른 암을 유발했을 수도, 암이 발생할 환경적 요인에 더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암 뒤의 암' 2차원발암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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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일반 검진프로그램은 꼭 받아야


암환자에게 재발이나 전이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주치의 관리 아래 검진 스케줄이 정해진다. 하지만 2차암은 재발이나 전이에 비해 드물고 예측이 어렵다. 특정 암을 겪었다는 경험이 어떤 2차암 위험을 높이는지도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판단 근거가 부족하니 암 생존자가 2차암 검진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조차 없다.


그나마 예측이 가능한 경우는 어린 시절 암을 극복한 사람이다. 유전적으로 암에 취약하기 때문이거나 어린 시절 항암치료의 장기적 부작용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소아암을 경험한 사람은 정상인보다 더 면밀한 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 어린 시절 주치의가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건강을 챙겨주는 것은 아닐 테니, 소아암 치료 당시의 의료기록을 부모가 잘 챙겨두는 것도 차후 건강관리에 중요하다.


그 외 일반적인 암 생존자는 최소한 정상인에게 권고되는 암 검진 프로그램을 적극 따라야 한다. 여기서 '최소한'이란 말이 중요하다. 일반인보다 더 젊은 나이부터, 더 자주 받아야 한다고 말할 증거는 부족하니 '최소한'이란 말을 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장암 검진은 50세부터 10년마다 받는 게 일반적인 권장사항인데, 과거 암을 경험한 사람은 최소한 이 지침을 따르되 주치의와 상담에 따라 더 자주 검진을 받을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건강증진센터)는 "과도한 걱정으로 너무 자주 검사를 받는 것도, 그 반대도 문제"라며 "주치의가 2차암까지 신경써서 진료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므로 스스로 계획을 세워 최소한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검진은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암에 걸렸던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2차암의 종류는 표를 참조한다. 그러나 이는 산발적으로 발표된 연구를 참조해 이끌어 낸 '경향' 수준의 결과다. 100% 신뢰할 수는 없으니 참고는 하되 정작 어떤 검진을 받을 것이냐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한편 국가와 각 학회들이 암 생존자만을 위한 2차암 검진프로그램과 건강증진 권고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빨라야 2015년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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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관리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암 생존자의 2차암 검진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에는 '검사에 대한 오해'도 있다. 자신의 주치의가 시행하는 추적관찰치료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말한다. 신 교수는 "병원에서 피검사, 영상검사를 한 후 '재발 없고 좋으시네요'라는 말을 들으면 모든 암이 다 관리되고 있다는 뜻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적관찰치료는 원발암과 그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건강상 문제(재발이나 전이 포함)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므로, 2차암과 같은 다른 건강상 문제는 스스로 관리하고 챙겨야 한다. 한편 서울대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암 치료 후 2차암 검진'이라는 주제의 무료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강좌는 2월 27일 오후 3시 서울대어린이병원 임상 제2강의실에서 열린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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