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어린이통장 캐릭터 마케팅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어린이 고객을 잡아라"

은행권이 어린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위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미래의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어린이 상품이 부모의 발길까지 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눈길을 끄는 캐릭터 통장이 최근의 마케팅 포인트다. 부모들도 자녀들의 경제관념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출시되는 금융상품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인기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의 캐릭터를 소재로 만든 '우리 토마스 통장'과 예ㆍ적금 패키지를 내놓았다. 우리은행은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캐릭터를 잡기 위해 각종 캐릭터를 물색한 뒤, 영국의 '토마스와 친구들' 캐릭터를 낙점했다. 우리은행은 이 캐릭터의 국내 라이선스 판권을 갖고 있는 코카반과 2년 계약을 맺었다는 후문이다.

'우리 토마스 통장'은 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우리 토마스 적금'에 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하거나 '우리 아이사랑카드'의 결제계좌로 지정하면 100만원 이하 잔액에 연 2.1%의 금리를 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품 출시 기념으로 '우리 토마스 IC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은 전국 14개 박물관에 무료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며 "패키지 상품에 가입한 고객 중 매월 60가족을 추첨, 이달의 가족여행에도 초대한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애니메이션 '선물공룡 디보' 디자인을 입혀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상품 '키즈플러스 패키지'를 내놓았다. '신한 키즈플러스 통장'은 용돈관리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상품으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수수료 우대서비스, 평생계좌번호 지정서비스를 제공한다. 통장 정리를 할 때마다 능률교육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영어문구도 새겨진다. 이 상품은 출시 3개월만인 지난 18일 기준으로 2만1300좌, 잔액은 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냉장고나라 코코몽' 캐릭터를 활용해 지난해 5월 재출시된 하나은행의 꿈나무 적금도 꾸준히 실적이 증가세다. 지난해 6월 2만3256좌, 182억원 규모이던 이 적금의 실적은 지난해 말 2만4786좌(191억원), 이달 18일 2만9308좌(196억원)로 3만좌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 상품은 어린이들이 원하는 문구로 통장 이름을 지을 수 있고, 저축할 때마다 칭찬 스티커도 제공된다. 적금 금리는 기본 3년제로 최고 연 5%가 적용되며 희망대학을 정하고 합격했을 때 축하금리로 연 2%를 추가로 받는다. 해지하지 않으면 만 19세가 될 때까지 3년마다 자동 재예치된다.

어린이 통장의 원조 격인 국민은행의 'KB 주니어스타 패키지'는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를 앞세운 덕을 톡톡히 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08년에 출시된 이 상품은 큰 인기를 끌며 교과서에 등재되기도 했다. 17일 현재 주니어스타통장 잔고는 2670억원, 주니어스타적금은 3881억원을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뽀로로의 인기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어린이들의 용돈 관리를 위한 상품으로 조건이 좋았다"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실적"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