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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재정적자 감축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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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은 어려운데 바꾸자니 시장신뢰 훼손이 두려워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연합(EU) 각국이 재정적자 감축 딜레마에 빠졌다. 2013년 말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이자는 2009년 합의를 지켜야 하지만 지출을 삭감하고 세금을 올리자니 경제성장이 손상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권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이 문제를 일부 국가들이 논의를 시작했지만 각국 정부가 유럽집행위원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 논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9년 정한 재정적자 감축목표 이행은 EU전역에서 각국 정부들의 지출삭감과 세금인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추가 조치들이 국가부채 위기 여파에다 이에 대응한 일련의 긴축조치로 비틀거리는 경제에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다.이미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은 경기불황 직전이고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등 경제사정이 말이 아니다.

긴축조치에 대한 유럽내 반대는 분명하다.재정정책의 모범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지출삭감과 세금인상에 대한 이견으로 총리가 사퇴해야 했다. 프랑스 대선전에서는 긴축정책완화를 핵심선거공약으로 내건 프랑스와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치기도 했다. EU와 예산삭감계획을 완화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스페인의 중도 우파 정부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정부도 지난달 지역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몇 년째 계속되는 긴축조치에 유럽인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1년쯤이면 위기를 탈피할 것이라는 유럽인들의 희망은 국가부채 위기와 막대한 민간부문 부채, 긴축정책의 충격이 유럽을 다시 불황으로 끌어들이면서 물거품이 됐다고 WSJ는 진단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2013년 GDP 3%의 재정적자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컨설팅회사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거시경제전망 담당 국장인 마리 디론(Marie Diron)은 “다수 유로존 국가들에게 이 목표는 내년까지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위기는 공공재정을 구조조정할 기회이지만 무조건 재정목표를 추구한다면 성장에 큰 손상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의 경우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와 내년 2년 동안 재정적자를 무려 5.5%포인트씩 줄여야 하는 데 실업률이 약 23%인데다 불황이어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네덜란드의 경우 지출삭감이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 비율은 GDP의 4.6%에 이를 것으로 네덜란드 정부 분석기관이 예측했다. 성장률 하락에다 부동산 가격과 막대한 가계 부채로 소비자 신뢰는 바닥수준이다.

프랑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GDP의 5.2%인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 말까지 3%로 줄여야 하지만 경제성장은 난망이다. 추가 지출삭감이 없다면 재정적자 비율은 내년에 3.9% 에를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상하고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적자감축안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EU 당국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2013년 목표를 수정할 경우 적자감축 의지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가 훼손될 것을 염려한다.게다가 원칙주의자 독일이 목표 시기를 조정하는 데 반대할 수도 있다. 독일의 재정적자는 지난해 346억 유로지만 이는 GDP의 1.3%에 불과하다.

EU 관리는 “논란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시스템 유지노력을 보여야할 때에 풀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걱정했다.

EU 관리들은 “논의는 시작단계지만 각국 정부가 예산안을 EU 집행위원회와 다른 국가들이 검토하도록 제출하면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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