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의 변액보험 수익률 산정 방식으로 생명보험 업계가 연일 시끄럽다. 금소연이 변액보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간다고 주장한데 이어 상당수가 10년 후 해약 때 환급금을 받아도 원금을 못 건진다며 잇따라 뭇매를 가했기 때문이다.
양 쪽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보험 가입자들의 혼란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금융권 갈등 조정자 역할을 자처해야 할 금융당국이 이번 이슈에서는 '애정남' 역할을 회피하려는 듯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평소 금융권 이슈에 대해 거침없이 소신을 밝혔던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생보협회가 진실을 직접 캐내라"며 직접 나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는 이번 수익률 논쟁에서 금소연이 다소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보험상품이지 단기투자상품인 펀드가 아니다"라며 "단기 수익률에 목을 매고 있다면 보험에 가입하기 보다는 투자 전문상품을 선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불완전판매 문제가 걸려 생보업계 손을 들어주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사실 판매 당시 보험사들이 '고수익 상품'으로 내세운 만큼 이번 사태에 생보사 측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소연을 지원한 공정거래위원회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듯하다.
문제는 애매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변액보험에 대한 불신으로 해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의 선택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나침반이 되어야하는 시점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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