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능, 특목고만 치솟아 더 커진 점수 격차'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3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태제)이 2011학년도 수능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내놓자 학원가는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중 3학생들의 선발권을 가진 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국어고ㆍ과학고와 같은 특목고는 물론 전국 단위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자립형사립고등학교, 농산어촌 기숙형 고교들이 높은 성적을 거뒀다.
초ㆍ중학교 시절부터 시간과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자녀들을 특목고와 명문고에 진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선택이 좋은 수능결과와 연관된다는 그동안의 학원가 지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특목고 우세 뚜렷 = 이번 분석은 학교 단위가 아니라 지역 단위로 이루어졌지만 특목고의 여전한 강세와 고교 선발효과는 어렵지 않게 감지됐다.
부산 연제구와 경기 과천시 등은 올해 전국 시ㆍ군ㆍ구 가운데서 언어 2위ㆍ3위, 수리 가 5위ㆍ4위, 수리 나 2위ㆍ3위, 외국어 3위ㆍ2위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연제구의 경우 부산과학고와 부산외고가 있고, 과천시에도 과천외고가 있다. 특목고가 지역 전체의 평균을 끌어올릴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이 밖에도 부산 해운대구(부산 국제고), 경기 가평군(청심국제고), 경기 성남시(성남외고) 등 상위권 지역 상당수가 외고와 자사고 등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특목고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특목고의 강세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 전국 단위 학생 선발의 효과 =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와 학생을 추첨방식으로 배정하는 일반고 간의 격차도 2010학년도 수능 때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표준점수 상위 10개 시ㆍ군ㆍ구를 살펴보면 전남 장성군(1위), 경남 거창군(4위), 경기 김포시(6위), 충남 공주시(10위) 등에는 모두 학생 선발권을 가진 학교가 있다. 장성고, 거창고, 김포외고, 한일고 등 명문으로 알려진 학교들이다.
전국단위 선발학교와 추첨방식 모집학교의 전체적인 성적 격차 역시 더 벌어졌다. 이들의 표준점수 격차는 2010학년도 언어 1.7점, 수리가 6.0, 수리나 9.6점, 외국어 6.5점에서 2011학년도 4.6점, 5.1점, 13.5점, 7.9점으로 커졌다.
◆ 영역별 학교 간 표준점수 평균 최대 76점 차이 = 이런 가운데 전국 학교 간 표준점수 평균 최고학교와 최저학교간의 차이는 최대 76점을 기록해 2010학년도 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목고 등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반고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간 표준점수 평균 최고학교와 최저학교간 차이는 언어 76.2점, 수리가 63.4점, 수리나 61.9점, 외국어 72.2점이었다. 이는 지난해 언어 73.4점, 수리가 61.4점, 수리나 59.6점, 외국어 69.2점 차이보다 평균 3점 가량 더 벌어진 수치다.
◆ 전남 장성고, 선택형 수업으로 성적 압도 = 이번 분석에서 '수준별 수업'은 물론 '학생들의 교사선택권'을 유도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전남 장성고의 사례가 특히 눈에 띈다. 언어 116.5점, 수리 가 113.9점, 수리 나 125.1점, 외국어 119.6점을 기록하며 모든 영역에서 전국 시ㆍ군ㆍ구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전남 장성군은 이번 분석에 포함된 학교가 장성고 한 곳 뿐이다. 장성고 한 곳이 전국 수위의 지역 성적을 이끌어낸 것이다.
◆ 장성고 학생들은 여름ㆍ겨울방학 보충수업 때 절반 이상의 수업을 자기가 희망하는 선생님을 골라서 들을 수 있다. 또 학생의 80% 가량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수준별 맞춤학습을 한다. 영어와 수학은 3단계로 나누고 1ㆍ2학년 중 영어와 수학 성적이 낮은 30명씩과 수학 성적이 우수한 25명씩은 집중이수반으로 운영한다. 교사실명제에 따라 교사가 단원별로 개설한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분석 결과와 관련해 성 평가원장은 "앞으로 성적 상위권 지역과 학교의 학습 결과가 우수한 학생을 골라서 뽑는 '선발효과'에 따른 것인지 '학교 교육프로그램의 우수성'에 따른 교육효과인지 아니면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분석ㆍ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재수생과 여학교 강세 = 언어와 외국어에서는 여학생이 뛰어나고 수학에서는 남학생이 강하다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또 고교 졸업생(재수 이상)의 표준점수 평균이 전 영역에서 재학생보다 5∼9점 정도 높아 재수 강세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역별로는 졸업생의 수리 나 성적이 107.8점, 재학생이 98.1점이었고, 외국어와 언어, 수리 가에서도 졸업생이 각기 9.2점, 8.1점, 5.7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남영식 스카이에듀 입시전략연구소 본부장은 "1년 이상 더 공부해 수능 적응력이 높아진 것과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중상위권 이상이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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