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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가 온다]"절대수익 잡아라" 글로벌 자본 '투자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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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도입 본격화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2011년은 헤지펀드 도입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헤지펀드 도입을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고 이에 발맞춰 주요 증권사들이 헤지펀드 도입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외형적 체력 갖추기와 더불어 우리 자본 시장의 변화된 모습 역시 헤지펀드 시장과 한 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자문형 랩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10년은 그 단적인 예다. 자본시장의 많은 관계자들이 지난 1980년대 미국의 뮤추얼펀드 이후 자본시장의 행보와 한국의 자문형 랩 열풍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헤지펀드 관련 규제 때문에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헤지펀드 시장 형성 과정과 유사한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2011년은 헤지펀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가장 최근에 운용업계 출사표를 던진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 역시 "2011년은 헤지펀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당국의 헤지펀드 관련 규제 개혁 움직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헤지펀드란 무엇인가
많은 이들에게 거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를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자산운용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는 탓에 명확하게 범위를 구분 짓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펀드가 벤치마크 지수를 기준으로 수익과 투자전략을 구성하는데 비해 헤지펀드는 수익 추구에 대해 유연하고 탄력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 헤지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절대 수익 추구를 목표로 하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환매와 수수료 역시 차별화 돼 있다. 수익 추구를 위한 적극적인 운용으로 유동성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정 기업의 경영권 인수나 부동산 등 고정자산 인수도 빈번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자금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초기 설정 후 1년간은 환매 제약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후 환매도 분기마다 진행 되는 것이 보통이다.
수수료 역시 일반 펀드가 1% 내외의 보수를 부여하는 데 비해 헤지펀드는 평균 2%의 운용 보수와 15~25% 가량의 성과 보수를 감안해야 한다.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한 동기 부여로 매니저에게 성과보수를 부여한다는 차원이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가 활성화 된 미국 등 펀드매니저들의 연간 수입은 수천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헤지펀드의 오해와 진실
국내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하면 떠올리는 것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뿐인 것이 현실이다. 외환은행 M&A로부터 비롯된 론스타 사태나 지난해 국내 증시를 뒤흔든 11.11 옵션쇼크를 보면서 고위험 고수익이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힌 탓이다. 하지만 실제로 헤지펀드에 주목해야 할 점은 수익률이 아니라 헤지(hedge)의 역할이다.

헤지펀드의 강점은 상승 시 수익이 아니라 하방 리스크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한다는데 있다. 실제로 헤지펀드는 상승기의 안정된 성과와 하락기를 방어하는 일정한 수익률로 신뢰를 쌓아왔다. 채권에 버금가는 안정성을 바탕으로 채권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며 투자자를 유인해 왔다는 소리다.

블룸버그와 글로벌 헤지펀드 기업 맨인베스트먼트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4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헤지펀드의 상관관계 수익률을 따져보면 글로벌 채권과는 -0.10%, 글로벌 증시와는 0.67%의 동조율로 낮은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 기간 내 연평균 수익은 5.7%로 세계증시의 수익률 평균 3.6%와 한국 증시의 4.2%를 넘어섰고 최저 수익과 연간 변동률 역시 국내외 증시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헤지펀드 국내 시장에서 활성화 될까
최근 헤지펀드 활성화에 대한 금융 당국의 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헤지펀드 시장 대응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펀드 자금이 자문형 랩으로 이동했던 것과 같은 양상으로 헤지펀드로의 이동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상 펀드오브헤지펀드로 묶여있는 헤지펀드 시장이 직접투자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책 흐름에 따라 변수는 있겠지만 긴 흐름으로 봐서 2011년은 헤지펀드 투자의 분위기가 조성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국내 주식과 부동산을 통한 수익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통한 대안 찾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적격투자기구 사모집합기구에 관한 규제만 완화되면 헤지펀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여지가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은 무규제에서 일부 모니터링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서 부담이 있는데 내년 상반기 규제안이 확정되면 하반기에는 국내 규제 완화 방향이 잡혀 헤지펀드 도입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설명
◆헤지펀드(hedge fund)=시장 등락과는 상관없이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모은 자금의 절대수익을 목적으로 구성한 투자신탁을 뜻한다. 사모형태로 자금을 조달해 주식, 채권, 통화 및 파생상품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위험성, 고수익성, 타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 등의 특징이 있다.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펀드가 대표적인 헤지 펀드로 꼽힌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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